美셧다운 36일째…항공편 10% 감축, 19조원 영구손실
파이낸셜뉴스
2025.11.06 16:38
수정 : 2025.11.06 17: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36일째 이어지며 항공 운항과 경제 전반이 마비되고 있다. 항공관제 인력 부족으로 주요 공항의 운항이 10% 줄고,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1%p 이상 발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사상 최장기 셧다운 속에서 정치적 교착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버스터를 없애야 한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5일(현지시간) 숀 더피 교통부 장관과 브라이언 베드포드 연방항공청(FAA)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7일부터 항공 교통량이 많은 40개 지역 공항에서 운항을 10% 감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FAA는 항공사들과 협의해 감축 폭을 최대한 균등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대상이 되는 세부적인 공항들은 6일 공개된다.
더피 장관과 베드포드 청장은 "생계난으로 투잡을 뛰거나 출근하지 않는 인력이 늘면서 다수 공항의 인력 공백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영국 언론들은 뉴욕, 워싱턴DC, 시카고, 애틀랜타, 로스앤젤레스, 댈러스 등 대형 공항 중심으로 최대 1800편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FAA는 필요할 경우 항공편을 추가 감축할 방침이다. 셧다운 이후 지금까지 항공편 지연·취소로 영향을 받은 승객은 320만명을 넘었다. 5일 하루에만 2100여편이 지연됐다.
경제적 충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셧다운 종료 시점과 관계없이 4·4분기 실질 GDP가 약 1.15%p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GDP가 1~2%p 줄고, 이 중 최대 140억달러(약 19조원)는 영구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2018~2019년 '부분 셧다운'과 달리 이번에는 정부 예산 집행이 전면 중단된 '전면 셧다운'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훨씬 크다고 알려졌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 수석전략가는 CNN 인터뷰에서 "경제가 이미 둔화 국면이었는데 셧다운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높은 관세, 이민 둔화,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 지표 공백도 부담이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만 발표됐고, 고용보고서·소비지표·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등 핵심 통계는 모두 중단됐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사상 처음으로 고용보고서 없이 금리를 결정했다.
정치적 대립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를 다시 열어야 한다"며 "필리버스터를 없애면 공화당이 전례 없는 입법 성과를 거두고 민주당이 다시는 권력을 잡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필리버스터 규정 때문에 임시예산안 통과에는 상원 60표가 필요하며, 공화당은 53석(민주당은 47석)에 그쳐 그의 요구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필리버스터 폐지 요구는 셧다운 출구 전략이자 내년 중간선거·2028년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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