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요, 축복씨"...노인들에 음식 봉사하던 선교사 엄마, 5명 살리고 떠났다

파이낸셜뉴스       2025.11.07 18:00   수정 : 2025.11.07 18:00기사원문
59세 김축복씨, 식사 중 쓰러져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 선물



[파이낸셜뉴스] 10년간 선교사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아온 50대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축복 씨(59)는 지난달 3일 중앙보훈병원에서 간, 양쪽 신장, 양쪽 안구를 5명에게 각각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지난 9월 19일 식사 중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그는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김씨가 이대로 떠나기 보다는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장기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서울에서 4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씨는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는 꽃을 좋아해서 화분에 여러 종류의 꽃을 심어서 가꾸기를 좋아했고, 쉬는 시간이면 십자수를 즐겨했다고 한다.


결혼 후 1남 2녀를 키우며 분식집을 운영했고, 다니던 교회 목사님의 권유로 10년 전부터는 선교사로도 활동해왔다는 김씨는 식사를 잘 챙기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가져다드리거나, 어려운 가정이나 보육원에 금액과 물품을 전달하는 선행을 베풀어왔다고 한다.

김씨의 딸 한은혜 씨는 "엄마, 9월 초에 얼굴 보자고 만나자고 했는데, 바쁜 일정에 계속 다음으로 미루고 결국 보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엄마는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 했던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살아가는 동안에 계속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 엄마 하늘에서 우리 항상 내려봐 주고, 행복하게 잘 지내.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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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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