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미래기술 代父' 이건희가 쏘아올린 1.5조 미래기술육성...12년간 880개 연구·1만6천명 지원

파이낸셜뉴스       2025.11.07 13:15   수정 : 2025.11.07 14:26기사원문
2013년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지시로 조성 총 1조5천억 기금 중 12년간 1조1419억원 집행 880개 연구, 91개 기관, 연구인력 1만6천명 지원 미래 기술투자, 삼성의 대표적 사회공헌 사업 7월 코스닥 상장 바이오업체 '프로티나' 등 성과



[파이낸셜뉴스] 삼성이 지난 2013년 총 1조5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12년간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국내 기초과학 연구진들에게 투입한 연구비만 총 1조141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 미래기술 육성사업은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미래 기초 기술 확보를 위한 과감한 '모험 투자'이자, 민간주도의 기초과학 연구지원을 위한 삼성의 대표적인 공익사업이다.

■'삼성 지원' 프로티나, 코스닥 상장

7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은 연구과제는 880개다.

연구기관으로는 91개 곳이, 연구 인력으로는 1만 6000여 명이 참여했다. 삼성은 이날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기초과학 연구지원 사업의 성과를 점검하기 위해 '미래기술육성 사업 2025 연례 포럼'을 개최했다. 올해는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장석훈 삼성사회공헌총괄 사장을 비롯해 국내 연구진 및 학계 리더 약 400여 명이 참석해 과학기술 연구에 관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은 당초 당장의 사업성과보다는 기초과학, 소재기술 등 훗날 한국 경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작됐다. 삼성은 기술중시 경영철학, 미래 기술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강조한 '이건희 정신'을 계승, 미래기술육성사업을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삼성은 연구비 지원뿐 아니라 △과제 선정 △성과 극대화△기술 사업화까지 일종의 종단간(End-to-End) 육성 패키지를 체계적으로 지원해 왔다. 현재까지 65개 연구 과제가 창업으로 이어졌다. 서울대 윤태영 교수가 창업한 '프로티나'가 대표적 예다. 프로티나는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으로 선정돼 2014년부터 5년간 연구지원을 받았다. 이를 통해 신약 후보 물질을 빠르게 찾아내는 고속 항체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의 기초를 다졌다. 사업화 및 단기적인 성과에 대한 압박없이 오로지 연구에 몰입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프로티나는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됐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 서울대 연구진과 협력해 보건복지부 주관 'AI 모델을 활용한 항체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실증' 국책과제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돈 안되는 기초과학부터 첨단기술까지

이날 행사에서는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한 연구자들의 성과 발표가 있었다. 경희대 전명원 교수(2024년부터 지원, 우주연구), 카이스트 김재경 교수(2019년 선정, 수면연구 및 AI 수면코치),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조용철 교수(2018년 선정, 신경 재생과 퇴행), 서울대 김장우 교수(2015년, 시스템 반도체 기술)등이다. 이 가운데 김장우 교수가 2022년 창업한 '망고부스트'는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하며 세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김재경 교수의 AI 수면코치는 갤럭시 워치8에 탑재됐다. 이 외에, 서울대 강찬희 교수(노화 세포 연구), 고려대 신원재 교수(저궤도 위성통신) 등의 연구 발표가 있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국양 이사장은 "연구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포스텍 김성근 총장은 "삼성이 국가 과학기술에 기여하겠다는 믿음 속에 우수 연구자들을 발굴해 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박승희 사장(CR 담당)은 "삼성은 단기간의 성과가 아닌 장기적인 안목으로 젊은 과학자들이 새로운 연구 주제에 도전하고 성장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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