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연장서 6.4m 버디' 황유민, KLPGA 시즌 마지막 우승컵
파이낸셜뉴스
2025.11.09 18:19
수정 : 2025.11.09 19:08기사원문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 최종전
임희정·이동은과 연장승부 접전
유현조 '대상·평균타수' 2관왕
서교림은 김시현 제치고 신인왕에
4차 연장 18번 홀(파4), 6.4m 버디 퍼트가 홀 안으로 떨어지는 순간, 서원힐스는 완전히 황유민의 무대가 됐다.
KLPGA에서의 마지막 우승,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 여왕의 대관식이었다.
3차 연장에서 이동은이 먼저 찬스를 잡았다. 이동은의 아이언은 세컨샷에서 홀컵 1.1m를 정확히 겨냥했다. 갤러리의 탄성도, 동료 선수들의 시선도 이동은 쪽으로 쏠렸다. 하지만 이 짧은 버디 퍼트마저 홀을 외면했다. 임희정은 끝내 보기를 범하며 먼저 승부에서 이탈했다.
4차 연장에서 황유민이 반격에 나섰다. 티샷과 세컨샷을 안전하게 연결한 뒤 6.4m 버디 퍼트를 마주했다. 바람과 경사를 한 번 더 확인한 그는 과감하게 스트로크를 내리꽂았다. 볼이 라인을 타고 흘러가다 그대로 홀 중앙을 적중하는 순간, 황유민의 KLPGA 마지막 챕터는 완성됐다. 올 시즌 LPGA 롯데 챔피언십에서 비회원 우승으로 미국 투어 카드를 거머쥔 데 이어, 국내 무대에서도 시즌 1승을 추가하며 스스로에게 건 마지막 과제를 해결한 셈이다.
황유민의 스토리는 KLPGA가 최근 몇 년간 배출해 온 '직행형 스타' 계보의 연장선에 있다. 160cm 초반의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호쾌한 장타, '돌격대장'이라는 별명을 얻게 한 공격적인 코스 매니지먼트, 승부처에서 주저하지 않는 멘털까지 갖춘 그는 이미 국내 팬들에게는 완성형 선수에 가까웠다. 2023년 데뷔 이후 꾸준히 드라이브 거리 상위권을 지키며 인기를 끌었고, 올해 하와이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2라운드 62타라는 '라이프 베스트'를 앞세워 세계 무대를 정면 돌파했다.
유소연, 김효주, 전인지, 고진영, 김아림으로 이어지는 '비회원 우승→LPGA 직행'의 계보에 이름을 올린 선수답게, 서원힐스에서의 마지막 퍼트는 단순한 한 대회 우승이 아니라 KLPGA에서 LPGA로 이어지는 다리였다.
시즌 최종전의 우승컵이 황유민의 품에 안겼다면, 시즌 전체를 관통한 별은 따로 있다. 대상과 평균타수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쥔 유현조, 상금왕과 공동 다승왕에 오른 홍정민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올 시즌 KLPGA는 명확한 '투 톱 체제'였다.
먼저 유현조는 681점으로 홍정민(524점)을 크게 앞서며 대상 트로피를 품었다. 우승은 9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단 한 번뿐이었지만, 28개 대회에 나서 19차례 톱10에 오르는 꾸준함이 시즌 전체를 지배했다. 평균타수 69.89타는 KLPGA에서 유일한 60대 타수이자, 언더파 시대를 대표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1승과 함께 신인상을 수상한 뒤, 이듬해 곧바로 대상을 차지한 건 KLPGA 역사상 일곱 번째 사례다.
다른 한쪽 별은 상금과 우승의 무게로 존재감을 증명한 홍정민이다. 시즌 최종전에서 공동 10위(8언더파 208타)를 기록하며 상금 1470만원을 더한 그는 시즌 상금 13억4152만3,334원으로 상금왕을 확정했다. 여기에 올 시즌 3승을 보태 이예원, 방신실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도 이름을 올렸다. 비록 대상과 평균타수 타이틀은 유현조에게 내줬지만, 한 시즌 내내 상위권을 지키며 투어 판도를 흔들어놓은 실질적인 주연 중 한 명이었다.
신인왕은 서교림이 차지했다. 서교림은 최종 1354점을 쌓으며 김시현(1308점)을 제치고 생애 첫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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