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빈 '시밀러 강국 코리아'…"처방 인센티브·약가 인하 필요"
파이낸셜뉴스
2025.11.09 18:24
수정 : 2025.11.09 18:24기사원문
"시밀러 효과·안전성 신뢰 어렵다"
시밀러 처방, 韓 57%·해외 83%
약가도 10% 차이… 시밀러 외면
인식개선 홍보·처방 유인책 시급
9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진료과 의사 200명을 대상으로 바이오시밀러 처방 경험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만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해본 경험이 있었다.
유럽은 조사 결과 응답자 중 83%가 처방 경험이 있었다.
국내의 경우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약에 비해 많이 저렴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기준 아달리무맙 성분의 오리지널 약과 바이오시밀러 간 약가 차이는 10∼15%에 불과했다. 유럽에서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에 비해 60% 저렴한 것에 비하면 경쟁력이 높지 않다.
바이오시밀러 활성화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처방 장려책이, 장기적으로는 약가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태권 한국특허기술진흥원 책임연구원과 강태현 특허청 화학생명심사국 서기관은 "영국은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한 최적의 의약품 처방을 채택하는 경우 절감액의 50%는 처방하는 의사에게 제공한다"며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 등도 처방을 장려하는 인센티브 제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시밀러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홍보정책과 시밀러를 처방하는 의사들에게 이익을 주는 제도가 당장의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최근 협회는 'K바이오시밀러 사용 장려를 위한 정책 개선 및 로드맵 수립 연구'를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고 말했다.
환자 사용 유인책으로 유럽의 참조가격제 벤치마킹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 아달리무맙과 트라스투주맙 등을 성분으로 한 오리지널 약과 바이오시밀러 모두에 건강보험 산정특례를 적용한다. 환자 본인 부담률은 10%로 낮아져 환자가 체감하는 약가 차이가 거의 없다.
유럽은 화학구조와 약리작용, 적응증 등이 유사한 약품들을 엮어서 하나의 참조가격군을 설정하고 있다. 해당 군에 속한 모든 약에 약값에 관계없이 동일한 금액(참조가격)을 의료보험이 보상한다. 참조가격보다 높은 가격의 제품을 선택하면 환자가 차액을 부담한다. 이는 환자로 하여금 참조가격과 차이가 적은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이 부회장은 "오리지널 약과 바이오시밀러 약가 차이가 적은 것은 분명히 극복해야 하는 문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 재정여건과 기업의 경제성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기업 입장에서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은 화학 합성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가격이 낮아져도 부담이 적지만, 세포에서 유래하는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약과 비슷한 수준의 개발비가 들어 수익성 측면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바이오시밀러 확산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정책 추진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특정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관련 사항을 검토 중이라는 것 외에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kaya@fnnews.com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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