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칩엔 감자 0.6개" 유튜브 뜨자…"지나가던 오리온 연구원입니다" 등판하더니

파이낸셜뉴스       2025.11.11 06:00   수정 : 2025.11.11 11:32기사원문
마트서 감자 구매해 제조법에 따라 직접 감자칩 제조
영상 본 오리온 연구원 "공장 제조설비와 다른 가정"
네티즌 "봉투 열면 허망"-"인건비 등 감안" 의견 분분



[파이낸셜뉴스] '질소를 사면 감자칩을 준다'는 말로 유명한 오리온 포카칩이 실제 몇 개의 감자로 만들었는지를 확인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유튜버가 실제 제조 방법에 따라 감자칩을 만드는 실험 과정을 소개하며 나온 답은 "포카칩 한 봉지당 들어가는 감자는 0.6개"였다. 이에 오리온 측에선 해당 영상에 댓글 형태로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도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제가 직접 만들어 봤습니다"


영상은 지난 6일 유튜버 제로비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포카칩엔 감자가 몇 개나 들어갈까'라는 제목으로 올렸다.

제로비는 "질소를 사면 감자칩을 준다는 말로 유명한 포카칩. 심지어 '포카'라는 말은 스페인어로 적다는 뜻"이라며 "이름값을 하는 이 감자칩엔 감자가 하나도 안 들어갈 것 같은데 과연 감자가 몇 개나 들어갈지 한번 계산해 보자"며 실험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실험에 앞서 제로비는 길이, 높이, 너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버니어캘리퍼스라는 측정 공구를 이용해 포카칩의 크기부터 측정했다. 이후 마트로 가서 포카칩 지름인 66.9㎜와 유사한 크기의 감자 3개를 구매했다.



감자칩 봉투 겉면에 쓰여진 대로 흙과 이물질만 세척한 생감자를 1.5~2㎜ 두께로 썰어 낸다.

제로비는 "은근히 복잡한 과정이 있다"면서 물에 담가 전분을 빼낸 다음 "고급 기술이 있다"며 '블랜칭 기법'을 소개했다.

낯선 이 기법에 대해 그는 "식재료의 색소 분자를 안정화시키고 그 사이의 기공을 여는 기법"이라는 긴 설명과 함께 붙인 말이 "한국말로는 '데침'"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얇게 썬 감자를 물에 데치고 키친타월에 올려 수분을 제거한 뒤 기름에 튀겼다. 마무리는 소금 간이었다.

조리를 완료한 감자 3개에서 나온 감자칩을 저울에 올려 표시된 무게도 보여줬다. 총 324g이었다.

제로비는 "감자 3개로 324g 나오니까 포카칩 약 다섯 봉지를 만들 수 있다. 감자 1개당 108g 수준"이라며 "포카칩 한 봉지에 감자칩 66g이 들어간 것을 감안하면 봉지 당 감자 총 0.6개가 들어갔다"고 전했다.

조목조목 해명글 올린 오리온 연구원


영상이 올라오고 이틀 뒤 댓글 방식으로 올라온 오리온의 해명글도 눈길을 끌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을 "지나가던 오리온 연구원"이라고 밝힌 뒤 "저희 제품에 대해 살짝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이 있어서 공식 계정 아이디를 빌려와 댓글 남겨본다"며 사실과 다른 점을 소개했다.

이 연구원은 "66g 포카칩 한 봉지에는 200g짜리 감자가 1개에서 1.5개 들어간다"며 "일반적으로 생감자에는 80~85% 정도 수분이 들어있는데 감자를 얇게 썰어 튀기는 과정에서 수분이 대부분 날아간다. 단순 계산으로도, 66g 포카칩을 만들기 위해 감자 300g 정도가 필요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튀긴 후 수분 일부가 기름으로 대체되기도 하고 제조 과정에서 일어나는 손실(로스) 등을 감안하면 실제 '220g+α'만큼의 감자가 필요하다"면서 "가정에서 튀길 때는 공장 제조설비와 환경이 달라 데침의 정도, 튀김 온도, 시간 등에 따라 기름을 더 많이 먹어 필요한 감자 양이 다를 수 있었을 것 같다"고도 했다.

연구원은 또 "저도 제로비님 구독자다. 직접 개발한 품종의 질 좋은 감자들로 만들고 있고 바삭바삭하고 라이트한 식감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면서 "맛있고 품질 좋은 포카칩 만들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리온과 계약재배를 했다는 한 농협 직원도 댓글에 등장했다.

이 직원은 "오리온은 봄 감자로 계절에 맞춰 (포카칩을) 만들고 다른 시기에는 외국 감자를 쓴다"면서 "계약재배 기간 동안 오리온 직원분들 진짜 눈물 날 정도로 고생한다"고 전했다.

또 "오리온 회장님이 포카칩은 우리나라 감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숙원 사업을 하신다고 들었다"면서 "원가율은 좀 낮은 편이지만, 씨감자 관리부터 모든 걸 다하기 때문에 단순 재료값만으로는 모든 걸 표현할 수 없겠더라"는 의견도 적었다.

네티즌들 "모두 다 이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유튜버의 설명에 공감을 표하거나 오리온의 해명에 이해한다는 반응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인건비 등 생각하면 '그럴 만 한가' 싶으면서도 봉지를 열 때 당혹감과 실망감, 마지막 조각을 집어들 때 약간의 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차라리 양을 늘리고 가격을 올려줬으면 좋겠다"고 적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대기업 공장에서 대·대·대·대용량으로 밀가루 사서 튀겨 만드는 과자들은 대체 얼마나 많이 남겨 먹을까. 그런데도 열심히 가격 올리고 양 줄이는 노양심들"이라고 꼬집었다.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주로 제품에 들어가는 가격이 재료 원가 외에도 제품 개발비, 전기세에 인건비, 운행비, 보관비와 영업비, 광고비까지 포함된다는 얘기다.

반대 의견을 올린 한 네티즌은 "기업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는 절대 해선 안되지만, 제품을 소비자에게 합리적으로 안전하게 제공하기 위해 (기업이) 들인 노력도 절대 무시해선 안된다"며 "모든 일은 한쪽 면만 보지 말고 여러 시각으로 바라보고 생각해야 한다"고 짚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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