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탄소감축 해외사업 부진에…'배출권 부담' 느는 산업계
파이낸셜뉴스
2025.11.11 18:13
수정 : 2025.11.11 21:16기사원문
지난해 예산 집행률 32% 그쳐
사업 절반은 타당성조사도 못해
사실상 정부 해외사업 실패 평가
탄녹위, 2035 NDC 목표 강화
철강·정유·시멘트·석화 등 업종
배출권 구매비용만 수조원 달해
산업 전반 경쟁력 약화 우려감
11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해 한국환경공단·한국수자원공사·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을 통해 민간위탁 방식으로 추진한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의 사업 완수율은 53%에 그쳤다.
총 13건의 본타당성조사 및 예비타당성조사 지원사업 중 조사가 완료된 사업은 7건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6건은 올해 7월 말 기준으로도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후부가 지난해 민간위탁 방식으로 추진한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의 예산 실집행률도 32.6%에 그쳤다. 기후부는 지난해 사업비 183억3400만원 전액을 사업수행기관에 교부했지만 이 중 실제 집행된 금액은 61억4100만원에 불과했다. 올해로 이월된 125억8200만원 중 지난 7월까지 집행된 금액은 30억4300만원에 그쳤다.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정부가 국내 기업에 감축사업비를 투자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실적을 국내 감축목표에 반영하는 구조다. 그러나 관련 사업 실집행이 지연되면서 2030 NDC의 약 13%에 해당하는 국제감축 목표치(3750만t)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10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지난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NDC 안을 발표했다.
산업계는 해당 목표가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철강·정유·시멘트·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의 배출권 구매 비용만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업계는 지난 2030 NDC부터 과도한 감축목표가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고 우려해왔다. 한국은행도 2023년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현행 NDC를 연도별로 보면 오는 2027년 이후 감축목표가 급격히 강화되는 경로로 설정됐다"며 "기업이 온실가스를 감축하거나 배출권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수요 증가로 가격 상승 압력도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발전부문은 온실가스 감축 강화로 인한 재무 부담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발전업종의 경우, 오는 2030년 말까지 부채비율이 올해 대비 9.3%p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철강·정유·화학·시멘트 업종 역시 올해를 기점으로 배출 부채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탄소배출량이 많은 기업일수록 배출권 확보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유상할당 비중이 확대되면 2030년 배출권 평균가격은 5만8000~8만5000원, 2040년에는 최대 13만600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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