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대구 팔거산성'서 신라 최초 석축 성벽 양식 확인"
파이낸셜뉴스
2025.11.13 14:56
수정 : 2025.11.13 14: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가유산청은 사적 대구 팔거산성에서 신라 최초의 석축 성벽 양식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5세기 후반 신라가 고구려, 백제와 각축전을 벌이던 당시 수도 서라벌 지역을 지키기 위해 서쪽 최전방에 축조했다는 게 국가유산청의 설명이다. 대구 북구청과 함께 실시 중인 대구 팔거산성 3차 발굴조사 결과 체성, 곡성, 박석 등 다수의 석축 산성 관련 시설을 확인했다.
당시 나무를 탄소연대 측정한 결과 팔거산성이 460~500년 사이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삼국사기'에 기록이 남은 473년 축조된 충북 보은 삼년산성과 비슷한 연대다.
이번 조사에서는 신라의 석축 성벽 양식이 다수 확인됐다. 성벽의 몸체인 체성의 경우 아래쪽은 완만하게 흙 언덕을 깔고 외벽만 돌로 쌓는 편축 방식을, 위쪽은 성벽 안과 밖 양쪽 면을 돌로 쌓는 협축 방식을 택했다.
외벽의 하부 성벽은 길이 약 46m, 최고 높이 6.3m, 경사도 약 40도로 쌓았다. 외벽 상부는 아래 1∼3단만 남아있다. 내벽은 길이 55m, 최고 높이 2.4m, 경사도 50도로 외벽 상부보다 높은 위치에 남아있다.
성벽은 전체 두께가 7∼8m 정도지만 일부 구간에선 14m로 폭이 넓어진다. 성벽 중 계곡부가 외부 침입, 호우로 인한 훼손 등에 취약해 더 단단하게 만든 것이다. 외벽 하부와 내벽 등에 2.3∼2.7m 간격의 세로 구획선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도 특징이다.
각 구획별로 돌의 색이나 형태가 뚜렷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같은 성벽을 한 번에 짓지 않고 나눠서 지은 것으로 보인다. 서로 다른 집단이 하나의 구역을 채석과 운반, 축조에 이르기까지 전담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 측은 "팔거산성은 5세기 후반 신라 축성술이 정형화되기 이전의 석축 산성으로서 신라 성곽 발달사 연구에서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대구 북구청과 함께 추가 발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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