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마약수사 외압 의혹' 대규모 수사 예고…"검·경, 대통령실 포함"
파이낸셜뉴스
2025.11.14 11:35
수정 : 2025.11.14 14:05기사원문
경찰청, 전날 백 경정 파견 2개월 연장
킥스 사용 권한도 부여
[파이낸셜뉴스] 세관의 마약 밀수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백해룡 경정이 검찰과 당시 대통령실, 경찰 지휘부를 포함한 광범위한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본격적인 수사 착수를 예고했다.
14일 백 경정은 국가기관 소속 공무원들이 대규모 마약 밀수에 조직적으로 가담했고, 검찰이 관련 사건을 덮거나 은폐해 범죄를 방조했다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대통령실과 경찰 지휘부가 마약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백 경정은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이 2023년 1월 23일부터 2월 27일까지 인천국제공항과 김해공항 입국을 시도하면서 최소 120kg의 필로폰을 신체 부착 상태로 밀수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세관, 폐쇄회로(CC)TV 상황실, 대테러센터 등 공항 내 감시 시스템이 단 한 차례도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관세청이 우범자 동향보고서를 작성하고도 감찰이나 징계 등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일부 포함됐다.
백 경정은 특히 "대한민국 공항에서 신체에 필로폰 4kg을 부착한 상태로 통과한 사례는 없다"며 국가 안보 시스템이 사실상 무너진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의 기존 진술을 뒤집기 위해 수형자를 불러 편지를 작성하게 하는 등 진술 번복을 유도했다고 비판했다.
백 경정은 나무도마 속에 필로폰을 은닉해 반입한 화물 밀수 정황과 청주 지역 공장 인근에서 유통된 필로폰 75kg 등도 함께 제시했다. 나무도마 위장 밀수는 총 56kg이 반입됐으며 신체부착 밀수, 화물 위장 밀수, 국내 유통분을 모두 합산할 경우 말레이시아 조직이 국내에 반입한 필로폰은 최대 358kg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 경정은 조만간 사건번호를 생성해 정식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경찰청은 백 경정의 파견 기간을 2개월 연장하고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접근 권한을 허용한 바 있다.
수사 대상에는 △검찰 관계자의 은폐·수사중단 의혹 △세관 직원들의 범행 가담 여부 △공항 내 안보기관의 적절한 대응 유무 △남부지검 특수부 해체 및 영장 반려 경위 △합수단의 기록 공유 거부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백 경정은 공수처 관할 대상자와 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별도로 ‘적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팀 인력을 최소 15명으로 충원해 줄 것도 요청한 상태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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