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알리바바 제재 나서나…백악관 메모 "중국군 대미 작전 지원"
파이낸셜뉴스
2025.11.15 05:05
수정 : 2025.11.15 05: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빅테크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화웨이 만이 아니라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빅테크들이 중국군의 대미 작전을 지원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백악관 메모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미국 목표물을 향한 중국군의 ‘작전’에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군의 ‘작전’은 미군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업체들에 대한 해킹인 것으로 보인다.
이 메모는 한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전쟁을 1년 휴전하기로 결정한 직후인 11월 1일 작성됐다.
기밀 해제된 ‘일급기밀’에는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백악관이 믿고 있는 중국군의 능력에 알리바바가 기술적 지원을 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백악관은 이 메모에서 알리바바가 중국 정부와 군이 고객들의 IP 주소, 와이파이 정보, 결제 기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에게 다양한 인공지능(AI) 관련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메모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또 중국군의 사이버 공격 능력 확대에도 일조하고 있다.
세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인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다양한 소프트웨어, AI 기술을 보유한 알리바바가 자사, 또는 다른 업체 소프트웨어의 “아무도 모르는 치명적 약점(제로데이)”과 이를 공격하는 방법을 중국군에 넘기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중국군이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시스템에 치명적인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무방비 약점 정보인 ‘제로데이’를 비밀리에 제공했다는 뜻이다. 제로데이는 취약점이 공개되거나 개발자에게 알려진 지 ‘0일(제로 데이)’ 됐다는 뜻에서 유래한 말로 아직 패치(보안수정)가 되지 않은 상태의 취약점을 말한다.
군 장비가 첨단화하면서 각국 군은 다양한 기술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무기 시스템이 컴퓨터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통해 작동하는 일이 늘면서 이런 의존도는 심화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2022년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백악관 메모는 중국군의 미국내 목표물이 무엇인지 특정하지 않았지만 미 인프라가 그 대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중국이 미국과 분쟁에서 미 인프라를 손상시킬 능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ODNI는 지난 3월에는 이른바 ‘소금 태풍(솔트 타이푼)’으로 부르는 전례 없는 미 통신망 침투 시도를 비롯해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 그 역량에서 “폭과 깊이가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있을지 모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밤낮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 메모를 바탕으로 제재에 나설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의회 일부에서는 강력한 제재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원 중국 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존 물레나르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알리바바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의 뉴욕 증시 상장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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