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에서 7500억弗 확보한 美…알래스카 등 에너지에 집중 베팅할까
파이낸셜뉴스
2025.11.16 14:37
수정 : 2025.11.16 14:37기사원문
16일 정부에 따르면 한미 간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총 3500억달러의 대미투자 패키지딜 중 2000억달러는 현금투자 방식으로 확정됐다.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 미국 주도로 투자처가 선정되면 이에 필요한 자금을 한국이 45 영업일 내 송금하는 방식이다.
한국보다 앞서 협상을 타결한 일본의 대미 현금투자 규모는 5500억달러로, 미국으로선 한일로부터 총 7500억달러 상당의 투자금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미일 정부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미일 투자 양해각서(MOU)의 대략적 투자 방향과 참여 후보 기업을 거명한 공동 팩트 시트를 낸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은 향후 대형 원전 건설, SMR 건설, 기타 발전소, 변전소, 송전망 등 전력 계통 건설에 총 5500억달러의 60%가량인 33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웨스팅하우스가 주도할 AP1000 노형 대형 원전과 SMR을 건설하는 데 1000억달러를, GE와 히타치의 합작사인 GE 베로나 히타치 주도의 SMR 건설에 총 1000억달러를 배정했다.
한미의 경우 MOU에서 "투자는 경제 및 국가 안보 이익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여기에는 조선·에너지·반도체·의약품·핵심광물·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등이 포함되나 이에 국한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주요 투자처 중 하나로 알래스카 LNG 가스 프로젝트를 내밀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한미 MOU 서명 이후 열린 브리핑에서 알래스카 프로젝트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그 기준 하에서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고 (결과가) 안 나온 상황"이라며 "현재로썬 참여한다, 안 한다 그런 판단 자체가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준에서는 상업적 합리성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실상의 투자결정권은 쥐고 있는 미국은 협상에 앞서 알래스카 프로젝트를 언급한 바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미협상 타결에 앞선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의 대미투자금과 관련해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에너지 기반 시설, 핵심 광물, AI와 양자컴퓨터가 포함된다"고 거론한 바 있다.
러트닉 장관은 대미투자 관련 투자처를 선정하는 투자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게 된다. 한미는 미국 측 투자위와 한국 측 협의위원회 간 투자에 앞선 상업적 합리성 등을 논의할 수 있도록 했지만, 최종 결정권은 미국 투자위 측에 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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