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에 머리카락이 훌러덩? 술과 탈모의 상관관계
파이낸셜뉴스
2025.11.16 16:40
수정 : 2025.11.16 16:37기사원문
알코올은 간에서 대사하며 두피에 필요한 미네랄과 비타민 흡수 방해, 활성산소 만들어 염증 반응까지 악화
[파이낸셜뉴스] 한 잔의 술은 지친 하루의 끝에 작은 위로가 되지만, 머리카락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알코올이 주는 일시적인 편안함 뒤, 모낭에는 피로가 쌓인다.
편집자주: 김진오 원장은 스스로를 '모발의 신'이라고 자처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MBC <나혼자산다>를 비롯해 EBS <평생학교> MBN <특집다큐H> 유튜브 채널 <모아시스> 등 다양한 콘텐츠에 출연하는 것은 기본, 직접 영상을 촬영하고 칼럼을 기고, 관련 도서까지 출판하며 '탈모'를 파헤치기에 여념이 없어 보입니다. 앞으로 김진오 원장이 파이낸셜뉴스에 칼럼을 연재합니다. '모발의 신' 김진오 원장이 들려주는 탈모의 A to Z를 기대해 주세요.
그도 그럴 것이 MBC <나혼자산다>를 비롯해 EBS <평생학교> MBN <특집다큐H> 유튜브 채널 <모아시스> 등 다양한 콘텐츠에 출연하는 것은 기본, 직접 영상을 촬영하고 칼럼을 기고, 관련 도서까지 출판하며 '탈모'를 파헤치기에 여념이 없어 보입니다. 앞으로 김진오 원장이 파이낸셜뉴스에 칼럼을 연재합니다. '모발의 신' 김진오 원장이 들려주는 탈모의 A to Z를 기대해 주세요.
술 한잔에 머리카락이 한 가닥 씩 사라진다면?
최근 여러 연구에서 술이 모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알코올은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비타민과 미네랄의 흡수를 방해하고,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특히 비타민 D와 철분이 부족해지면 모낭의 세포 분열이 원활하지 않아 머리카락이 자라지 못한다. 결국 잦은 음주는 모발이 가늘어지고 힘을 잃는 악순환을 만든다.
머리카락은 우리 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 중 하나지만, 그만큼 에너지와 영양을 많이 필요로 한다. 단백질, 아연, 철분, 비타민 D 같은 미량 영양소가 충분히 공급돼야 건강한 모발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알코올은 이 과정의 균형을 깨뜨린다. 간이 술을 해독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고, 영양소는 해독 과정에 먼저 쓰인다. 모낭으로 가야 할 자원이 줄어드는 셈이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활성산소를 만들어낸다. 활성산소는 세포 손상을 유발하고, 두피의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 이런 염증이 반복되면 모낭 주위의 미세혈류가 떨어지고,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랄 공간이 점점 줄어든다. 술을 마신 다음 날 두피가 간지럽거나 피지가 많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맥주 마시면 '맥주 효모' 섭취? 어불성설, 맥주도 예외 아냐
맥주나 와인처럼 상대적으로 가벼운 술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맥주에 들어 있는 효모와 비타민 B군이 모발에 좋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실제로는 당분과 알코올이 훨씬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당이 많으면 인슐린 분비가 늘어나고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며, 이 과정에서 두피의 혈류 공급이 불안정해진다. 모낭은 산소와 영양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성장기가 짧아진다. 머리카락이 일찍 빠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 음료 역시 탈모의 조용한 동반자다. 당분이 많은 음료는 피지 분비를 늘리고 염증을 악화시킨다. 실제로 단 음료를 자주 마시는 사람일수록 탈모가 빨리 진행된다는 보고도 있다. 반면 비타민 D와 철분이 충분한 사람들은 모발이 더 굵고 윤기가 있었다. 머리카락은 결국 식습관을 그대로 반영하는 조직이다.
술을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다. 다만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마시는지가 문제다. 술을 즐기더라도 음주 후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과일이나 녹차를 함께 마시는 것이 좋다. 다음 날에는 단백질과 녹색 채소를 챙겨야 한다. 당이 많은 안주는 피하고, 가능한 한 공복 상태에서는 마시지 않는 게 안전하다. 이 작은 습관 차이가 모낭의 회복 속도를 바꾼다.
임상 현장에서도 과음과 탈모의 연관성은 자주 보인다. 잦은 음주를 하는 사람들은 두피 염증, 피지 과다, 비타민 D 결핍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 상태에선 어떤 약을 써도 효과가 제한적이다. 탈모 치료의 핵심은 모낭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술을 줄이는 건 그 첫 단계다.
술을 줄인다고 바로 머리카락이 자라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낭은 휴식이 필요하다. 탈모를 막는다는 건 단순히 머리카락을 지키는 게 아니라, 모낭의 생존 능력을 되살리는 일이다. 머리카락은 몸의 건강을 비추는 거울이다. 오늘의 한 잔을 미루는 선택이, 내일의 머리숱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 있다.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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