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시멘트 업계만 탓하나
파이낸셜뉴스
2025.11.16 18:26
수정 : 2025.11.16 18:37기사원문
업계는 지난 10년 동안 연료전환 설비에 1조원을 쏟았다. 2030년 목표였던 연료대체율 36%도 이미 조기 달성했다. 최근 5년간은 환경·안전 설비에만 2조5300억원 이상을 넣었다. 대체연료(폐합성수지)와 폐열회수발전, 순환원료(석회석 미분말) 등 쓸 수 있는 기술은 최대한 찾아 개발 중인데, 돌아오는 말은 한결같다. '쓰레기 시멘트.'
문제는 필요가 프레임을 이기지 못한다는 점이다. 유럽은 폐플라스틱, 폐고무 같은 가연성 폐기물을 평균 60%까지 대체연료로 쓴다. 한국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 수준이다. 2026년 수도권 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면 하루 1만t 넘는 생활폐기물이 소각장으로 몰릴 상황이다. 공공 소각장은 이미 꽉 찼다. 민간 소각장과 시멘트 소성로가 받아낸들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순환자원을 쓰면 쓰레기 시멘트, 안 쓰면 탄소감축 의지 없음이란 낙인에서 업계는 자유롭지 못한 듯 보인다. 죄목은 두 개인데 피할 길이 없다.
유해성 검증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비난만 던지고 대안은 비워두는 방식으로는 어느 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시멘트는 국가기간산업이다. 도로·철도·주택의 뼈대이자 사회간접자본(SOC)의 기본 자재다. 산업이 붕괴돼 옆 나라에서 시멘트를 전량 수입해 오면 마음이 편할까. 과한 상상이지만 공급망 불안과 가격 폭등은 계산기만 두드려봐도 나온다. 탄소감축과 순환경제는 피할 수 없는 방향이 맞다. 그렇다면 책임도 나눠 져야 한다. 업계만 탓하고 정부는 규제만 얹는 방식으론 생태계가 유지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건 함께 버틸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비난은 쉽다. 산업을 남겨두는 일은 훨씬 어렵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려운 쪽을 말해야 할 때인 것 같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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