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수익률 20년째 뚝뚝… 투자규제 탓에 운용도 난망

파이낸셜뉴스       2025.11.17 18:54   수정 : 2025.11.17 18:54기사원문
생보·손보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세
2000년대 7%→2~3%로 반토막
‘저성장 시대’ 투자확장 살길인데
각종 규제로 위험자산 운용 제약
헬스케어 등 연계사업 활로 모색



국내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이 20여년 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0년대 초반 6~7%대였으나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2020년대 이후 2~3%대에서 정체된 모습이다. 국내 보험사의 수익 구조가 보험상품 판매 중심에서 투자수익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터라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은 '위기'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해외·비보험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2~3%에 갇힌 운용수익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단순 평균)은 3.39%로 집계됐다. 2001년만 해도 7.78%에 달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다 2017년에는 3.51%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시장금리 급락 영향으로 2020년 3.14%까지 낮아졌다가 2023~2024년 금리 상승기를 거치면서 다시 3%대 중반으로 소폭 반등한 상태다.

손해보험사도 비슷한 흐름이다. 올해 상반기 손보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60%(단순 평균)로 집계됐다. 2001년 6.08%에서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하며 2020년에는 1.96%까지 내려왔다. 이후 금리인상으로 일부 회복됐지만 여전히 2%대에 머물고 있다.

저출생·고령화로 보험상품 성장성이 둔화된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국내 보험사 실적의 무게 중심은 투자부문에 더욱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되면서 투자수익의 장기적 확장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의 장기 운용수익률은 장기금리에 연동되고, 장기금리는 실질 성장률을 크게 벗어날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 성장률이 낮아지면 장기금리의 상단도 낮아지고, 이는 곧 보험사가 장기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운용수익률의 '고점'이 제한된다는 의미다.

실제 국내 보험사의 총자산은 약 1300조원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70%가 국채·금융채 등 안전자산에 배분돼 있다. 금리가 소폭 하락하더라도 자산운용 수익률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다. 여기에 건전성 규제가 겹치면서 위험자산 비중을 크게 확대하기도 쉽지 않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의 보험금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보험업권의 특성상 건전성 규제와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자산의 상당 부분을 장기 우량채권 위주로 운영한다"며 "수익률을 높이고 싶어도 자산부채관리(ALM)나 지급여력비율(K-ICS) 등으로 위험자산 비중을 쉽게 늘릴 수 없다"고 짚었다.

■헬스케어·요양·해외로

구조적 제약 속에서 보험사들은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보사는 헬스케어·요양·시니어케어 등 고령층 기반 산업을 중심으로 비보험 계열사 확대에 나서고 있다. 건강관리 서비스, 고령층 생활지원 플랫폼, 장기요양시설 운영 등 보험과 연계 가능한 사업모델을 적극 발굴하는 모습이다.

손보사도 의료·건강관리 플랫폼 확장, 장기케어 연계 서비스 강화 등 비보험 분야의 사업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손·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원이 없으면 본업만으로 이익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해외시장 진출도 중요한 축이다.
보험침투율이 낮고, 인구 구조가 젊은 동남아 시장은 성장성이 높아 생보·손보 모두 합작사 설립,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보험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보험사들이 겪는 어려움은 단순히 금리가 내려가서 수익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자본관리 역량 자체가 해외 주요 보험사에 비해 취약한 데 있다"며 "규제 때문에 위험자산을 적극적으로 늘릴 수도 없고, 기본자본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으면 운용전략도 사실상 제약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본 기반이 약하면 해외 진출이나 신사업 확대도 모두 '말 잔치'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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