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연방법원, 공화당 새 선거구 ‘제동’…트럼프 판짜기 흔들

파이낸셜뉴스       2025.11.19 05:48   수정 : 2025.11.19 05: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텍사스 연방법원이 공화당 주도의 새 연방하원 선거구 조정안에 대해 인종적 게리맨더링 소지가 크다며 내년 중간선거에서의 적용을 금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텍사스 공화당이 민주당 의석을 뒤집기 위해 추진한 '중간선거 판짜기' 전략이 큰 제동을 걸린 셈이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텍사스 엘패소의 연방 판사 3인은 2대1로 올여름 새롭게 통과된 공화당 주도 지도 사용을 금지하고 기존 2021년 선거구 지도로 2026년 선거를 치르도록 예비금지명령을 내렸다.

판결문을 작성한 제프리 브라운 판사는 "텍사스가 2025년 지도를 인종을 기준으로 조작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며 "흑인·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이 결집해 다수를 이루는 지역을 분산시키려는 시도가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특히 법무부가 지난 7월 텍사스 의회에 보낸 서한, 인종 구성 분석 자료 등을 근거로 "순수한 정당 목적이 아닌 인종적 고려가 개입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소송을 제기한 NAACP 등 시민권 단체들은 "흑인·라틴 유권자들의 표를 묵살하려는 시도가 저지됐다"며 판결을 환영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들어 공화당 우세 지역을 확대하려고 여러 주에 선거구 조정을 압박해온 노력과도 연결된다.

지난주 인디애나주 공화당이 트럼프의 요청을 거부한 데 이어 텍사스까지 제동이 걸리면서 트럼프 진영의 '지도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텍사스 공화당이 8월 지도 재조정을 강행하자, 민주당은 캘리포니아에서 공화당 의석 축소를 노린 공격적 재조정을 단행했다. 버지니아 등 다른 민주당 주도 주(州)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공화당도 새 캘리포니아 지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법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선거구는 텍사스의 보수적 성향을 반영하려는 것이며 인종적 차별은 없다"며 대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켄 팩스턴 텍사스 법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크고 아름답다'고 부른 새 지도는 완전히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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