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G20 열리는 남아공 향한다

【카이로(이집트)=성석우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아프리카의 맹주국으로 불리는 이집트 순방에 나섰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20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올해 수교 30년을 맞아 이뤄진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상호 '포괄적 협력 동반자'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교역확대를 넘어 교육·문화 분야 협력 심화를 집중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이집트가 만들어 나갈 모든 미래의 토대는 평화"라며 실용적·단계적 해법으로 추진해 나갈 한반도 비핵화 계획 등을 설명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이집트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 이후 단독회담과 확대회담 등 정상회담 일정을 진행했다. 알시시 대통령은 한국의 산업·기술 경험과 이집트의 중장기 개발전략을 연계할 수 있는 분야에 관심을 표명하고 한국 역시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정비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교역·투자, 인프라, 청년 교육, 문화·관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경제 분야에서는 양국 간 기존 협력의 성과가 점검됐다. 삼성·LG 등 한국 기업이 이집트 현지에서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축적해온 산업 협력 경험, 메이드 인 이집트 K-9 자주포 등 방산 협력 진전 사례도 논의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집트의 산업 현대화 정책과 한국 기업의 기술·제조 경험을 어떻게 연계할지에 대한 실무 협의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년 협력도 중요한 축으로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가 설립한 한-이집트 기술대학을 중심으로 이집트 청년들의 산업기술 역량을 강화해온 사례가 언급됐고 직업·기술교육 프로그램 확대, 청년 인력 교류, 미래산업 분야 학술협력 등 후속 과제도 함께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모두 교육 분야 협력이 '미래 세대를 잇는 장기 파트너십'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인적 교류 심화 방안도 논의됐다. 양국은 관광·학술·문화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인적 왕래 확대, 한국 대중문화의 확산과 이집트 문화 콘텐츠 교류 사이의 연동 가능성 등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카이로대에서 연설하면서 정부의 중동 구상을 밝히는 '신(新) 중동 구상'을 발표했다.

양국 협력의 방향성과 중동 지역 전체를 향한 한국의 외교·경제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로 이집트 방문의 하이라이트 일정으로 꼽힌다. 재외동포 간담회를 열어 현지 동포사회의 의견을 듣는 자리도 예정됐다.

이집트 방문을 마친 뒤 이 대통령은 22~23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한다.

[e-mail]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