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기생충이"… 20대 女, 구토로 회충 배출해
파이낸셜뉴스
2025.11.20 07:33
수정 : 2025.11.20 07: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충수염(맹장염) 진단을 받고 수술을 마친 20대 여성이 회복 도중 살아있는 회충을 구토로 배출한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의료진은 기생충이 충수염의 원인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킹 살만 병원 일반외과 의료진에 따르면 필리핀 국적의 A씨(29)는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장내에 존재하는 가늘고 긴 이물질을 포착해 회충 감염을 의심했다. 정밀 검사 결과 맹장 끝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긴 충수염이 확진됐으며, 즉시 복강경 충수절제술이 진행됐다.
수술 직후 회복 과정에서 A씨는 구토를 했고, 이 과정에서 살아있는 회충이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회충이 장에서 움직이다가 충수 입구로 들어가 충수염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토로 회충이 나오긴 했지만 장 안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 상태라서 구충제인 알벤다졸을 투여했다”고 덧붙였다.
회충은 인분 비료를 사용하던 1970~1980년대 한국에서 흔하게 발견되던 기생충이다. 감염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나 개체 수가 증가하면 장을 자극해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킨다. 주로 소장에 기생하며 영양분을 가로채기도 한다. 드물게 소장에서 위나 간으로 이동할 경우 극심한 통증과 구토를 유발하며, 외과적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미 감염된 상태라면 알벤다졸이나 플루벤다졸 성분의 구충제를 복용해 치료할 수 있다. 이번 사례는 국제 의학 저널 '큐레우스(Cureus)' 지난 17일 자에 게재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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