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누적 상금 10억…안세영 "상금 나한텐 안 써, 인간관계가 스트레스"
파이낸셜뉴스
2025.11.20 08:46
수정 : 2025.11.20 08: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이 방송에서 부상 트라우마와 인간관계에 대한 고충, 상금 사용처 등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지난 19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안세영이 게스트로 나섰다. 8세에 라켓을 잡은 그는 올해 출전한 13개 국제 대회 중 9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1위의 위상을 입증했다.
안세영은 "부상 입은 후로 힘들었다. 계속 부상을 달고 가야 되다 보니까 저도 많이 예민해져 있고 많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천위페이 선수와의 결승전에서 점프했을 때 무릎에서 소리가 나면서 그때부터 통증이 왔다. 배드민턴 하면서 처음 그렇게 심한 통증을 느껴봤다"며 "슬개골 부분 파열이 있었고 '남은 세트를 풀어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많이 겁을 먹었다"고 털어놨다.
부상을 안고 뛴 끝에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그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부상을 극복하고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은 "부상이라는 게 예가치 못하게 올 때 이겨내는 과정이 좀 많이 흔들리더라. 하지만 그럼으로써 제가 좀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충도 언급됐다. 안세영은 "스트레스 받는 부분이 있긴 하다.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 많이 받는 편이다"라며 "제가 아무래도 단식 선수라서 혼자 하는 거에 익숙하다. 다른 사람들한테 말 한 번 붙이기고 조심스럽고 이분의 시간을 뺏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사람을 대하는 게 어렵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잘하는 게 배드민턴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기 때 멋있게 하려고 자신 있게 보여주려고 하는데 막상 일상으로 돌아오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돼버리는 거 같다. 다른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을 거 같고 저 혼자 포기하는 게 나을 거 같다"고 토로했다.
슬럼프 극복 방법에 대해서는 "방언니가 한 명씩 있을 때 플레이에 대해 얘기하지만 전 혼자 푸는 게 제일 좋다"며 "침대 끝 허리에 앉아서 '넌 왜 이렇게 쳤어. 넌 왜 이렇게 못 해봤어. 뭐가 무서웠어?'하고 진 경기를 한번씩 보고. 진 경기 보는 게 제일 힘들다. 그런데 그 속에 답이 있으니까 볼 수밖에 없다. 스스로가 찾아야지만 자신의 것이 되기 때문에 계속 해야지 계속 나아가야지 하며 덤벼볼 수 있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1위 수성에 대한 부담감에 대한 질문에 안세영은 "1위에서 이 자리를 지키는 게 더 어렵다. 떨어질 때의 느낌을 뭔가 알 것 같아서 느낌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더 힘들게 해내야 하니까 지키는 데 어려운 거 같다"고 답했다.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는 우승했을 때를 지목했다.
이번 시즌 누적 상금이 10억원에 달한다는 언급에 대해 안세영은 "언니들이 한번씩 밥먹을 때 돈 잘 버니까 쏘라고 하면 저도 흔쾌히 살 때가 있다. 또 은사님에게 후배들에게 간식 사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정작 본인을 위한 지출은 적은 편이라고 했다. 그는 "뭐 사고 싶다거나 이런 건 많이 없다"면서 "최근에 지갑 한번 바꾸고. 전 동생 꾸미는 맛이 있어서 동생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꾸며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한테 선물했을 때 더 기쁨을 느낀다"고 전했다.
향후 목표와 관련해 안세영은 "항상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치지 않고 앞에 있는 대회부터 계속 우승을 쌓아가면 어느새인가 제가 또 기억에 남는 한 챕터를 만들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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