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이 방송에서 부상 트라우마와 인간관계에 대한 고충, 상금 사용처 등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지난 19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안세영이 게스트로 나섰다. 8세에 라켓을 잡은 그는 올해 출전한 13개 국제 대회 중 9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1위의 위상을 입증했다.
유재석이 선수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묻자 안세영은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당시 입은 부상을 꼽았다.
안세영은 "부상 입은 후로 힘들었다.
부상을 안고 뛴 끝에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그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부상을 극복하고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은 "부상이라는 게 예가치 못하게 올 때 이겨내는 과정이 좀 많이 흔들리더라. 하지만 그럼으로써 제가 좀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충도 언급됐다. 안세영은 "스트레스 받는 부분이 있긴 하다.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 많이 받는 편이다"라며 "제가 아무래도 단식 선수라서 혼자 하는 거에 익숙하다. 다른 사람들한테 말 한 번 붙이기고 조심스럽고 이분의 시간을 뺏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사람을 대하는 게 어렵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잘하는 게 배드민턴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기 때 멋있게 하려고 자신 있게 보여주려고 하는데 막상 일상으로 돌아오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돼버리는 거 같다. 다른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을 거 같고 저 혼자 포기하는 게 나을 거 같다"고 토로했다.
슬럼프 극복 방법에 대해서는 "방언니가 한 명씩 있을 때 플레이에 대해 얘기하지만 전 혼자 푸는 게 제일 좋다"며 "침대 끝 허리에 앉아서 '넌 왜 이렇게 쳤어. 넌 왜 이렇게 못 해봤어. 뭐가 무서웠어?'하고 진 경기를 한번씩 보고. 진 경기 보는 게 제일 힘들다. 그런데 그 속에 답이 있으니까 볼 수밖에 없다. 스스로가 찾아야지만 자신의 것이 되기 때문에 계속 해야지 계속 나아가야지 하며 덤벼볼 수 있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1위 수성에 대한 부담감에 대한 질문에 안세영은 "1위에서 이 자리를 지키는 게 더 어렵다. 떨어질 때의 느낌을 뭔가 알 것 같아서 느낌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더 힘들게 해내야 하니까 지키는 데 어려운 거 같다"고 답했다.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는 우승했을 때를 지목했다.
이번 시즌 누적 상금이 10억원에 달한다는 언급에 대해 안세영은 "언니들이 한번씩 밥먹을 때 돈 잘 버니까 쏘라고 하면 저도 흔쾌히 살 때가 있다. 또 은사님에게 후배들에게 간식 사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정작 본인을 위한 지출은 적은 편이라고 했다. 그는 "뭐 사고 싶다거나 이런 건 많이 없다"면서 "최근에 지갑 한번 바꾸고. 전 동생 꾸미는 맛이 있어서 동생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꾸며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한테 선물했을 때 더 기쁨을 느낀다"고 전했다.
향후 목표와 관련해 안세영은 "항상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치지 않고 앞에 있는 대회부터 계속 우승을 쌓아가면 어느새인가 제가 또 기억에 남는 한 챕터를 만들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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