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사준 곰인형이 야한 말을"…美, '챗GPT 탑재' 장난감 판매 중단
뉴스1
2025.11.20 13:07
수정 : 2025.11.20 15:57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이 탑재된 곰인형이 성적으로 노골적인 대화를 나누고 안전에 위험한 내용의 조언을 제공하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해당 제품의 판매가 중단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소재 장난감업체 폴로토이(FoloToy)의 래리 왕 CEO는 CNN 인터뷰에서 부적절한 콘텐츠에 대한 안전장치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된 쿠마(Kumma) 곰인형과 나머지 AI 탑재 장난감 라인업 전체를 회수했다며 현재 회사가 '내부 안전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로토이는 웹사이트에서 이 곰인형이 "첨단 AI와 친근하고 상호작용하는 기능을 결합해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 완벽한 친구가 돼준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미국 공익연구그룹(PIRG)은 지난 13일 '장난감 나라의 문제'라는 보고서에서 이 곰인형이 노골적 성적 대화나 위험한 정보를 거리낌 없이 제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대화에서는 연구원들이 '페파 피그' 등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제시한 뒤 '변태적 성향(kink)'이라는 주제를 꺼내자, 곰인형은 즉시 상세한 내용을 설명하며 사용자의 성적 선호도에 대한 후속 질문까지 했다.
이어 연구진이 성적인 내용을 재질문하자, 곰인형은 엉덩이 때리기 등 BDSM(가학적 성적 취향)을 주제로 대화를 진행하고, 심지어 구체적인 역할극 시나리오를 스스로 제안하기도 했다.
또 집에서 칼이나 성냥을 찾는 위치를 제안하는 등 어린이에게 위험한 행위를 상세하게 안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아이들이 자신의 곰인형에 '변태적 성향'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거나 성인과 같은 방식으로 후속 질문을 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이 장난감이 이 주제들을 장황하게 논의하고 지속해서 새롭고 노골적인 개념을 제시하는 데 이토록 적극적이라는 점에 놀랐다"고 지적했다.
이후 PIRG는 지난 14일 별도 성명에서 오픈AI가 "정책을 위반해 이 개발자를 정지시켰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공동저자 R.J. 크로스는 "AI 장난감은 여전히 사실상 규제받지 않고 있다"며 "시장에서 하나의 문제성 제품을 제거하는 것은 좋은 조치이지만, 구조적 해결책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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