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성모병원 ‘비만, 암 키우는 신호 장애’ 규명… 국제학술지 올해 논문 선정
파이낸셜뉴스
2025.11.20 18:35
수정 : 2025.11.20 18:35기사원문
이윤재 교수팀 논문, 높은 인용도 기록
새로운 항암치료 표적발굴에 기여 전망
비만이 암 발생과 진행을 촉진하는 핵심 기전이 '지방조직이 내보내는 신호 교란'이라는 사실을 규명한 국내 연구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은 성형외과 이윤재 교수(사진)가 지난해 발표한 논문이 높은 인용도를 기록하며 올해 국제학술지 'Biomedicines'의 '편집자 선정 논문'에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렙틴, 아디포넥틴, 비스파틴, 레지스틴, 아펠린 등 주요 아디포카인이 암의 시작·성장·전이에 관여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특히 이번 논문은 아디포카인 신호체계의 불균형이 염증 증가, 혈관 신생 촉진, 대사 재프로그래밍 등 종양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연구가 개별 아디포카인 작용에 집중했던 데서 한 걸음 나아가, 종양미세환경(TME) 전반에서 아디포카인이 어떤 방식으로 암 생태계를 변화시키는지를 설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교수는 Biomedicines과의 인터뷰에서 연구의 출발점을 임상 경험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성형재건 분야에서 지방조직이 상처 치유와 병적 상황에서 보이는 여러 패턴을 오랫동안 관찰했다.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인자가 암 생물학을 어떻게 바꾸는지 통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 교수는 "지방조직이 단순한 에너지 저장 장기가 아니라 암의 발생과 진행을 바꾸는 내분비 기관임을 강조함으로써, 아디포카인 표적 치료 전략의 기초가 될 수 있는 통합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 그는 "아디포카인 경로를 조절함으로써 종양의 진행을 늦추는 한편,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치료 전략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며 "비만 관련 암 연구와 재생의학 연구를 연결하는 새로운 융합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는 비만을 단순한 체중 문제가 아닌 호르몬·면역·대사 이상이 결합된 복합 질환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최근 학계 흐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디포카인 이상 신호는 종양 성장뿐 아니라 만성염증, 대사질환, 조직 섬유화 등 다양한 병적 과정과 연결돼 있어 관련 연구는 비만-암 기전 해석은 물론 새로운 항암 치료 표적 발굴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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