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얽히고 설킨 韓中日… 틈새 생길때마다 치고받기

파이낸셜뉴스       2025.11.23 19:12   수정 : 2025.11.23 19: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관웅 특파원】한국, 일본, 중국이 베트남에서 벌이고 있는 '신 삼국지'는 굵직한 역사적 굴곡과 함께 만들어졌다.

베트남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것은 일본이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군의 병참기지로 역할하며 미국의 첨단기술을 다 빨아들였다.

패망의 상흔도 순식간에 지워버렸다. 이어 1960년대 베트남 전쟁이 일어나자 또 미국의 군사기지 역할을 했다. 1973년 미국이 전쟁에서 물러나자 이번엔 발 빠르게 북베트남과 수교를 선언하며 베트남 시장을 장악해갔다. 베트남도 그렇고 동남아에 일본이 깊게 뿌리내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1978년 베트남이 캄보디아 침공에 나서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제재에 들어갔다. 일본이 여기에 동참하고 원조까지 중단하면서 사실상 베트남과 단교했다. 한국은 이 틈을 파고 들었다. 한국이 일본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 기업이 먼저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마침내 1992년 국교를 다시 맺었다. 일본은 뒤늦게 몇 달 뒤 베트남에 손을 내밀었지만 관계가 예전같지 않았다. 더구나 2006년 일본 기업 부패 스캔들에 베트남이 휘말리면서 베트남과 관계가 또 멀어졌다.

이후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원조를 늘리면서 사실상 베트남 최대 투자국으로 올라섰다.

중국의 베트남 진출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 있다.
미국이 중국 기업에 엄청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관세를 피해 밀려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중국 기업들의 공세는 엄청나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투자펀드를 통해 우회 진출도 눈에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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