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보다 고통스러운 멸시..."단 한번의 성관계로도 전염"된다는 '이 병'

파이낸셜뉴스       2025.11.26 19:00   수정 : 2025.11.26 19:00기사원문
HIV 감염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 6가지
고열 등 감기증상과 비슷.. 이후 붉은 반점
에이즈 환자에 대한 '사회적 공포감' 여전



[파이낸셜뉴스] "HIV 감염자요? 쉽게 전파되지 않는다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같이 회사생활 한다고 생각하면 좀 섬짓한데요."

HIV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deficiency Virus)의 약자로 사람의 면역세포를 파괴하는 바이러스다. 하지만 HIV에 감염됐다고 모두 에이즈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현대에는 치료법이 발달해,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일반인과 거의 비슷한 수명을 누릴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HIV와 에이즈를 혼동하거나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이라는 차별적 인식이 남아 있다.

실제 국내 분석에서도 HIV 감염인의 자살 사망 위험은 비감염인의 2배에 가까운 1.84배로 나타났다. 질병 자체의 전파력보다, 사회가 가지는 공포감이 더 큰 게 에이즈라는 질병이다.

HIV 바이러스와 에이즈


HIV 감염 후 면역 체계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각종 기회감염에 취약해진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문제없이 이겨내는 세균이나 곰팡이에도 감염돼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단계다. 이때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로 진단한다.

과거에는 HIV 감염이 곧 에이즈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만 이뤄지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평가된다.

국내 HIV 감염인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국인의 HIV 신규 감염은 2019년 1006명에서 2024년 714명으로 감소했다.



고열·인후통 등 초기엔 몸살과 비슷... 잠복기 평균 8~10년


HIV에 감염 후 1개월 전후로 나타나는 급성 증상기에 비교적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먼저 HIV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신호는 38℃가 넘는 ①고열이다. 이와 함께 ②인후통③전신 근육통등이 동반될 수 있는데, 단순 감기 몸살과 비슷하게 여겨질 수 있다.

④겨드랑이나 사타구니의 림프절에 부종이 생기고, ⑤몸통이나 팔다리에 붉은 반점이 수일간 지속된 뒤 사라지기도 한다.

그 외 면역 저하로 인해 ⑥구역감과 구토·설사 등 소화기 증상을 겪을 수도 있다.

다만 급성 증상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감기·몸살·장염과 거의 구별되지 않는 비특이적 증상이다. 증상만으로 HIV 감염을 단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때문에 HIV 감염 여부는 증상이 아니라 위험 행동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감염이 의심되는 사건이 있었다면 증상과 상관없이 HIV 검사를 받도록권고한다.

HIV 감염은 급성 증상이 지나면 무증상기, 즉 잠복기에 들어간다. 이 기간은 평균 8~10년 정도로, 감염인이 증상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혈중 바이러스는 존재하기 때문에 타인에게 전파될 가능성도 사라지지 않는다.



HIV 감염 경로와 예방법


HIV의 주요 감염 경로는 ▲감염인과의 성 접촉 ▲오염된 주사기 공동 사용 ▲모자 간 수직 감염 ▲수혈등인데, 국내 HIV 감염은 성 접촉에 의한 비중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새로 신고된 국내 HIV 감염인 503명 중 502명(99.8%)이 성 접촉으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성 접촉의 감염 확률 자체는 다른 경로에 비해 낮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 접촉으로 인한 HIV 감염률을 0.01~0.5%로 제시한다. 수혈(약 90%), 주사기 공동 사용(0.5~1%)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단 한 번의 성관계로도 감염된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익명 혹은 일회성 관계에서는 반드시 콘돔을 착용하는 것이 감염 예방에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HIV는 감염 전에 예방하는 것도 가능하다. 감염 위험이 높은 집단이 미리 약물을 복용해 전파를 차단하는 프렙(PrEP)은 HIV 확산을 줄이는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HIV 감염인을 파트너로 둔 경우 등 감염 가능성이 높은 이들은 의료기관에서 프렙을 신청할 수 있다. 이때 HIV 항원·항체 검사와 처방 전 검사는 전액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약제비도 6만원만 본인이 부담하면 나머지 비용은 지원된다.

지원 기관 확인도 어렵지 않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이 운영하는 아이샵(iSHAP·성소수자 에이즈예방센터) 홈페이지에서 프렙 처방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쉽게 조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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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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