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20대 출산' vs 진보 '무자녀'…美 여성, 이념 따라 생애 경로 양극화

파이낸셜뉴스       2025.11.24 16:23   수정 : 2025.11.24 16:22기사원문
'일찍 낳기' vs '아예 안 낳기'…선택 양극단으로 갈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진보와 보수의 이념차가 출산 여부 및 생애 경로의 양극화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오클라호마대 사회학과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지난 15년 동안 18~35세 여성들 사이에서 이념에 따른 출산율 격차가 크게 벌여졌다"고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진보 성향 여성의 75%가 자녀가 없는 반면, 보수 성향 여성의 무자녀 비중은 40%에 그쳤다.

이 같은 두 집단간 격차는 2010년 5%p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저널은 연구자의 말을 인용하며 "진보 성향의 여성들이 맞벌이 무자녀를 결정한 것은 '선택'의 문제인 반면, 보수 성향의 여성들은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한 '의무'의 일부라고 간주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수 성향의 여성들이 기존의 '경력 우선 이후 육아' 공식을 뒤집고 출산·육아를 먼저 시작한 후 경력을 나중에 쌓는 최근의 '새바람'과 관련해, 저널은 보수 정책 단체 '독립 여성' 대표인 캐리 루카스의 시각을 소개했다. 그는 저널에 "20대 육아로 인해 10년 동안 경력을 쉬더라도 30대에는 의미 있는 경력을 시작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헤리티지 재단의 엠마 워터스 정책 분석가 역시 "육아를 위해 고강도 직책을 떠나 원격 근무를 선택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이들과 같은 선택이 가능한 배경에는 계층·경제적 격차가 존재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유연근무와 재진입 가능한 노동시장 구조 등은 저임금·비정규 여성 노동자에게 적용되기 어려우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경력 단절은 임금 격차, 승진 누락 등 구조적 불이익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대에 출산·육아에 집중하고 30~40대에 다시 커리어를 시작하는 전략은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가능한 선택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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