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尹에게 '계엄 불가능하다' 설명...무례하다 생각해 무릎 꿇어"
파이낸셜뉴스
2025.11.24 16:02
수정 : 2025.11.24 16:02기사원문
다만 체포조 운영에 대해선 진술 거부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4일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 전 대통령 사건의 공판을 속행했다.
여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선포를 앞두고 계엄 대비 문건을 보고받고 포고령 초안 작성 등에 관여하며 계엄을 사전에 준비한 인물이다.
여 전 사령관은 지난해 5~6월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한 안가(안전가옥) 저녁 자리에 대해 "대공수사나 간첩수사 관련 이야기를 했고, 대통령은 나라 걱정·시국 걱정(에) 쉽지 않았다는 공감도 했다"며 "대통령이 감정이 격해졌는데 헌법이 보장한 '대권 조치'라는 말도 했다. 그 와중에 계엄도 나왔다"고 했다.
이어 "속으로 '통수권자이신데 계엄에 대해 어떤 상황이고 훈련이 준비돼있는지를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군이 전시든 평시든 어떤 상태인지를 일개 사령관이지만 정확히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여 전 사령관은 "(당시 윤 전 대통령에게) 사회가 혼란하면 군이 동원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천만의 말씀"이라며 "계엄은 개전 초기에 발령되는데 육군 30만 중에 계엄에 동원될 사람은 없다. 전시도 그럴진대 평시에 무슨 계엄을 하나. 훈련해본 적도 없고, 한번도 준비한 적이 없다. 아무리 헌법이 보장한 계엄이라고 해도 군은 불가능한 실태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었던 상황도 설명했다. 여 전 사령관은 "일개 사령관이 무례한 발언을 했구나 하는 생각에 (무릎을 꿇었다.)"라며 "술도 한 두잔 들어가서 말한 것이다. 저에게도 충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이 계엄을 한다, 안한다 구체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라며 "본인이 '이런 것도 있다'고 하길래 군의 상태를 말한 것이다. 제가 반대를 하고 그럴 계제도 아니고 정확하게 보고드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 전 사령관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의 이름이 적힌 메모를 비롯한 나머지 질문에 대해선 자신의 형사재판을 이유로 진술을 거부했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당시 김 전 장관으로부터 이 대표와 한 대표 등 주요 인사 10여명에 대한 체포와 구금을 지시받고 체포조를 편성·운영한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재판받고 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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