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튀르키예, 원전 등 협력 MOU 3건 체결…시놉 2원전 참여 기반 구축
파이낸셜뉴스
2025.11.25 02:00
수정 : 2025.11.25 05: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앙카라(튀르키예)=성석우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시놉 제2원전 참여 기반을 공식화하는 원자력(원전) 협력 확대에 힘을 실었다. 한국전 참전 75주년을 맞은 '형제국가' 방문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실질 협력 중심으로 격상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보훈 협력 △원자력 협력 △도로 인프라 협력 등 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의 핵심은 역시 원자력 협력이다. 원자력 협력 MOU는 한국이 시놉 제2원전 사업의 부지평가 등 초기 단계부터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술과 안전 운영 역량이 튀르키예의 원전 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길 기대한다"며 "시놉 원전 사업 추진에 있어 앞으로 남은 세부 평가 과정이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도록 양국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자력 협력 MOU 범위에는 원자로 기술, 부지평가, 규제·인허가, 금융 및 사업모델, 프로젝트 이행 등 포괄적 내용이 담겼다. 양국은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정보·경험·노하우 공유와 전문 인력 상호 방문을 즉시 추진한다.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튀르키예원자력공사 사장이 각각 서명해 사업 실무 채널도 가동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순방 직전 튀르키예 통신사 '아나돌루' 인터뷰에서도 "한국과 튀르키예의 원자력 협력은 잠재력이 엄청나다"며 "정부·기업·튀르키예 에너지 당국 간 논의를 지속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은 지난 20년간 기한과 예산 준수에 대한 실적을 쌓았다"고 강조하며 바라카 원전과 유럽 프로젝트 참여 경험을 소개했다. SMR과 관련해서도 "i-SMR은 표준 승인 단계로 향하고 있다"며 "정보 공유와 협력 기회를 함께 모색하겠다"고 했다.
이날 체결된 '도로 인프라 협력 MOU'를 통해 양국은 튀르키예·한국·제3국에서 추진되는 도로 PPP(민관협력) 프로젝트를 △공동 발굴 △기술·재무·법률 조사 △구조화 및 재원 조달 △디지털 기반 운영·유지관리까지 전 단계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차낙칼레 대교, 유라시아 해저터널 등 기존 협력 사례를 언급하며 "양국 협력이 더욱 공고화되도록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MOU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방위산업 분야도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안건으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공동발표에서 알타이 전차·T-155 프르트나 등 양국 협력 사례를 언급하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생산·기술협력·훈련 교류 등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UAS(무인항공시스템)에서 세계적 경쟁력이 있고 한국은 전차·포병·함정에서 강점이 있다"며 "양국 역량은 완벽히 보완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경제·산업 협력 전반도 폭넓게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앞서 현지 인터뷰에서 튀르키예를 "혁신·투자 촉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규정하고 현대·삼성·포스코·효성 등 한국 기업의 약 46억달러 투자 사례를 소개했다. 아울러 전기차·방위기술·바이오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분야 협력 확대를 제안한 바 있는데 이번 공동발표문에서는 SK플라즈마의 '혈액제제 자급화' 참여를 "의미 있는 협력"이라 평가했다. 아울러 지난 2015년 중단됐던 한-튀르키예 경제공동위원회도 재개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뒤 25일 한국전 참전 기념탑 헌화, 재외동포 오찬 간담회 일정을 이어간 뒤 한국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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