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그룹 "북남고속철도 역세권개발사업 참여 안할 것"..30년 재정 상세 계획 공개
파이낸셜뉴스
2025.11.26 12:48
수정 : 2025.11.26 12:48기사원문
【하노이(베트남)=부 튀 띠엔 통신원】베트남 북남고속철도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한 베트남 빈그룹 자회사 '빈스피드'가 주요 역사 인근 개발사업을 하지 않고 철도 핵심 인프라 사업에 모든 자원과 재정 계획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빈그룹이 베트남에서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해오고 있고, 이 중 가장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빈스피드 투자자 대표인 응우옌 비엣 꽝 빈그룹 부회장은 빈스피드가 베트남 건설부에 북남고속철도 노선 주변 대중교통 지향형 부동산 개발(TOD)을 제외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꽝 부회장은 앞서 노선이 지나는 지방, 특히 중부 지역의 발전에 기여하고 추가적인 수익원을 마련하기 위해 TOD 개발을 고려했으나, 이 방안이 기업이 고속철도 사업을 통해 토지를 확보하려 한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결국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빈스피드가 국가에 봉사하는 정신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수백 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장기간의 자본 회수 기간, 높은 위험성을 고려할 때 민간 기업의 자원은 ‘무한정’일 수 없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따라서 빈스피드는 기본 인프라 건설에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투자 범위를 벗어난 추가 비용은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적 타당성에 대해서 꽝 부회장은 "전 세계 많은 고속철도 프로젝트가 장기적인 손실을 기록하는 것처럼, 북남고속철도 역시 수백 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베트남 국회에서 승인된 사전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북남고속철도 사업의 초기 30년간 연평균 수입은 56억 달러에 불과한 반면 직접 운영비는 42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감가상각비와 이자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30년간의 순현금 흐름은 약 420억 달러로 실제 비용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만약 빈스피드가 투자를 맡게 될 경우, 초기 10년간 105억 1000만 달러의 차입금에 대해 매년 10억 5000만 달러의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30년 운영 후 이자를 상환하고도 빈스피드가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약 105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에 상환해야 할 490억 8000만 달러와 초기 투자금 105억 1000만 달러를 충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또한 30년 주기마다 열차 및 설비 전면 교체 또는 대규모 보수 비용도 발생한다고 적었다.
따라서 빈스피드는 프로젝트의 재정 계획으로 민간 직접투자 방식을 제안하며, 정부가 30년간 80%의 자본을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기업이 나머지 20%를 자체 조달하는 방식을 요구했다. 빈스피드 측은 “PPP 방식으로는 대규모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다”며 애초부터 이 방식을 우선 검토해 왔다고 설명했다.
꽝 부회장은 팜 녓 브엉 빈그룹회장이 향후 30년을 위한 장기 재정 계획을 이미 수립했으며, 자금은 관련 계열사들의 배당금, GSM·빈에네르고·V-그린 등 기업 지분 매각, 나아가 향후 필요할 경우 빈그룹 지분 일부 매각 등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vuutt@fnnews.com 부 튀 띠엔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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