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님께서 별세하셨습니다" 부고 문자 눌렀더니...120억 탈취
파이낸셜뉴스
2025.11.26 15:37
수정 : 2025.11.26 15: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청첩장이나 부고장 등의 문자메시지로 악성 앱 설치 링크를 보내 계좌를 탈취하는 방식으로 120억 원을 가로챈 스미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등 위반 혐의로 국내 총책인 중국 국적 A 씨를 비롯한 일당 13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으며 이들 중 4명은 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조직원은 모두 검거됐으며, 중국에서 스미싱 범행을 지시한 중국인 해외 총책 2명은 인터폴 적색 수배령이 내려졌다.
총책 중 한 명은 2014년 전자금융사기의 일종인 파밍 사기로 국내에서 8년간 징역을 살았던 전과도 있었다.
이들은 청첩장, 부고장, 교통법규 위반 고지서 등으로 꾸민 문자에 악성 앱 설치 링크를 포함시켜 이를 설치하게 한 다음 휴대전화 권한을 탈취해 금융계좌 등에서 자금을 이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한을 탈취한 이들은 피해자 명의 휴대전화 유심을 무단 개통해 피해자 휴대전화를 먹통으로 만들었다.
그러고는 휴대전화 본인인증, 신분증 위조 등 본인인증 수단을 차례로 확보한 뒤 피해자 금융계좌 및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에 침입해 자금을 이체했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 계정을 탈취해 피해자 지인에게 "급히 돈이 필요하다"고 메시지를 보내는 '메신저 피싱'도 저질렀다.
피해자는 1천 명 이상으로, 피해 금액은 12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 기기 보안에 취약한 50대 이상이 전체 피해자의 80~90%에 달했고 피해자 한 명이 4억 5천만 원을 탈취당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이번 검거로 대형 스미싱 조직을 와해시켰으며 전국 수사관서에서 미제로 남겨진 사건 900여 건이 이 조직에 의한 범행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 명의 휴대전화와 폐쇄회로(CC)TV 등을 추적해 수도권 아울렛 주차장 차량에서 피의자를 검거했다.
또 15대의 휴대전화 공기계와 범행에 이용한 위조 신분증, 범죄수익금 현금 4천500만 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이 자금 세탁을 거쳐 중국 총책에게 많이 흘러갔다"며 "이들을 검거해야 환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글꼴이 다르거나 실존하지 않는 기관명이 적힌 위조 신분증을 인증해도 금융 앱 진위 확인을 통과하는 등 본인인증 체계의 취약점도 발견해 통신사 2곳과 금융기관 2곳에 이를 공유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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