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수익구조 한계… 전세계 보험사, 사모대출로 눈돌려"
파이낸셜뉴스
2025.11.26 18:12
수정 : 2025.11.26 18:12기사원문
기조강연 팀 커렐 에이온투자자문 총괄
인구변화 등 보험산업 리스크 확대
수익 창구로 사모대출 투자 부상
팬데믹 때 고수익 자산 매력 확인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제18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팀 커렐 에이온(AON)투자자문 총괄은 "미국, 유럽 대비 사모대출 규모에 있어 뒤져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보험사들도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커렐 총괄은 "출산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고, 일부 국가에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보험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생명보험이나 연금보험을 다루는 보험사들은 사모대출 분야 투자를 더욱 신경 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고수익 채권 등 여타 크레딧 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사모대출은 통상 은행이 아닌 비은행금융기관(NBFI)이 집행하는 대출을 일컫는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 여력이 줄어들자 자산운용사 등이 이 틈을 비집고 들어오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이후 은행에 비해 대출 절차가 신속하고 유연성이 높다는 점을 기반으로 빠르게 확대됐다. 다만 국내에선 사모대출 시장이 사실상 비활성화돼 있다.
커렐 총괄은 "골드만삭스 서베이 결과 보험사 69%가 사모대출을 늘릴 예정이라고 답한 만큼 성장 여력이 크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구구조가 뒤틀리고,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보험사들의 전통적 수익구조가 흔들리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에이온투자자문이 65개 국가, 65개 산업, 3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 세계가 직면한 위험 요소로 △사이버 공격 △업무 중단 △경기침체 △경쟁 심화 △상품가격 위험 △공급망 실패 등이 꼽혔다. 한국의 경우 △경쟁 심화 △경기침체 △업무 중단 △산업재해 △재산 손실 등 순이었고, 6위에 기후위기가 올랐다.
커렐 총괄은 "이들 요인끼리 상호작용을 일으켜 폭발적으로 퍼지기 때문에 보험 상품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순식간에 퍼지는 가짜뉴스 문제 등도 패러다임 전환에 있어 큰 요소"라며 "이 같은 위험에 보험사들은 자산·부채관리(ALM) 모델을 도입해 1년에 한 번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렐 총괄은 기후위기와 관련해서도 "보험사 입장에선 건강보험, 생명보험을 어떻게 구조화할 것인지와 연관돼 있는 등 여러 도전과제가 있다"며 "이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투자 같은 재무적 책임을 완성함에 있어 무시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커렐 총괄은 사모대출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언급했다. 실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부실대출을 '바퀴벌레'에 비유하며 "한 마리가 나타났다면 (실제론) 더 많을 것"이라며 신용시장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특별취재팀 홍예지 팀장 예병정 박소현 김태일 박문수 이주미 서지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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