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화재 사망자 44명으로 늘어... 규격 미달 자재가 참사 키운 것으로 의심
파이낸셜뉴스
2025.11.27 08:13
수정 : 2025.11.27 08: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 홍콩에서 발생한 아파트 단지 화재 사망자가 계속 증가해 지금까지 소방대원 1명을 포함해 44명이 숨지고 279명이 실종 상태라고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홍콩 신계 타이포의 웡푹 코트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화재는 보수를 위해 건물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에 불이 붙으면서 확산돼 8개동 중 7개동이 큰 피해를 입었다.
26일 오후 2시51분에 처음 신고된 화재는 바람을 타고 빠른 속도로 32층 건물 7개동으로 확산됐다.
소방차 약 200대와 구급차 100여대가 출동했으나 불길이 거세고 강한 열이 발생한데다가 비계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27일 아침에 4개동의 불길이 잡혔음에도 짙은 연기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화재가 난 아파트 단지는 1980년대에 건축된 것으로 지난해 여름부터 보수를 위해 건물 외벽에 대나무 비계와 안전망이 설치된 상태였다.
홍콩 경찰은 아파트 각층마다 유리창에 붙여진 스티로폼이 이번 화재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 탕 홍콩 보안국장은 건물에 설치된 안전망과 방수포가 규격 제품 보다 빠르고 거세게 불에 탔다고 말해 이것이 화재를 확산시킨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앤디 영 홍콩 소방국장은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자재들이 인화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홍콩건물 공사나 보수에 사용되는 대나무 비계는 홍콩에서 흔한 것이나 안전을 이유로 홍콩 정부는 단계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는 것을 추진해왔다.
홍콩 일간지 성도일보는 이번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의 보수 공사 인부들이 흡연하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자주 제기됐었다고 보도했다.
8개 건물로 이뤄진 약 2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에는 다수의 노년층을 포함해 약 4800명이 거주해왔다.
현재 주민 900여명이 인근 임시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으며 중상자 45명의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이번 화재에 대해 위로한다고 밝히며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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