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마법적 사고' 빠지기 쉬워…퇴보 경향 있는 존재"

연합뉴스       2025.11.27 08:00   수정 : 2025.11.27 08:00기사원문
핑커·매큐언 등이 본 인간…신간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인간은 '마법적 사고' 빠지기 쉬워…퇴보 경향 있는 존재"

핑커·매큐언 등이 본 인간…신간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는 수많은 작품을 통해 운명에 표류하고, 유혹에 굴복하는 나약한 인간들을 그렸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되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대표적 지성인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도 체호프의 이런 생각에 동의한다.

인간은 퇴보하는 경향이 있지만, 노력하면 나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핑커 교수는 영국 인본주의협회 회장 앤드루 콥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안에는 어두운 면이 있다고 밝히면서 인류가 진보하려면 그 어두운 면을 극복해 '우리 안의 선한 천사'를 일깨워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자기 통제력과 공감 능력을 키우고, 폭력과 편견을 줄이기 위한 문제에 이성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규범과 제도를 완비할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인다.

미 의사당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 (출처=연합뉴스)


핑커 교수는 "우리가 계속 퇴보하려는 경향이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인권에 대한 위협, 과학적 이해에 대한 위협을 보면 그 점이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민주주의, 인권, 과학적 이해, 이런 것들은 저절로 유지되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과학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마법적 사고'에 빠지기 쉽습니다. 보편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사고 대신 부족 중심적인 사고를 합니다. 그래서 부족 중심주의나 마법적 사고, 권위주의로 되돌아가려는 유혹에 저항해야 한다는 사실을 계속 되새겨야 합니다."

영국 소설가 이언 매큐언 (출처=연합뉴스)


최근 출간된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현암사)는 앤드루 콥슨이 과학자, 심리학자, 작가, 역사학자, 철학자, 언론인 등 31명을 만나 대화를 나눈 인터뷰집이다. 핑커를 포함해 영국의 대표 소설가 이언 매큐언, '괴짜 심리학'의 저자 리처드 와이즈먼, 배우이자 방송작가 스티븐 프라이, 해양 물리학자 헬른 체르스키 등 각 분야의 인본주의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냈고, 콥슨이 이를 성실하게 기록했다.

소설 '암스테르담', '속죄' 등을 쓴 부커상 수상 작가 이언 매큐언의 인터뷰에 시선이 간다. 그는 인간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게 소설이란 장르라고 말한다.


그는 "언어 간에도, 문화 간에도, 사람들 사이에도 오해는 언제든 끼어들 준비가 되어 있다"며 "문학은 그런 마찰에 끌린다"고 설명한다. 이어 "우리가 문학을 필요로 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며 "문학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의 결함 있는 본성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 자신을 알게 되면 인간은 나아질 수 있다는 체호프의 말과 비슷한 맥락인 셈이다.

허성심 옮김. 448쪽.

"인간은 '마법적 사고' 빠지기 쉬워…퇴보 경향 있는 존재"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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