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조직 개편 핵심은 'AI'…'AI 드리븐 컴퍼니'로 첫발

파이낸셜뉴스       2025.11.27 17:08   수정 : 2025.11.27 17: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인공지능(AI)을 경영 중심축에 두는 체질 전환에 나섰다.

반도체(DS) 부문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선행 연구 조직 재편을 통해 AI 시대 경쟁력 확보에 맞춘 전열을 재정비하고,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선 사업부별 AX(AI 전환)팀을 통해 제품·서비스 설계 단계부터 AI를 내재화한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삼성전자가 꾸준히 강조해온 'AI 드리븐 컴퍼니'로의 전환이 본격화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진행한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DS와 DX 부문에서 AI를 핵심 키워드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DS부문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HBM과 선행 연구 역량을 한데 묶어 AI 시대 메모리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신설했던 HBM 개발팀을 해체하고, D램 개발실 산하로 재편하는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HBM은 AI 시대 경쟁력을 결정짓는 제품군인 만큼, 전담 조직을 별도로 두기보다 메모리 주력 개발라인과 일원화해 개발 속도·수율·양산 연계를 한 흐름에서 관리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차세대 HBM4(6세대)·HBM4E(7세대) 개발 속도와 수율 경쟁력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DS 핵심 선행 연구·개발(R&D)조직인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는 양자컴퓨터·AI 반도체 석학인 하버드대 박홍근 석좌교수를 SAIT 수장으로 영입하며, AI센터로 이관했던 AI 관련 랩(조직)을 다시 부활시키기로 했다. 이를 통해 미래 AI 연구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SAIT는 '센터 체제'에서 '랩 체제'로 재편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SAIT를 기존 5센터 체제에서 4센터 체제로 축소하고, 산하 AI 리서치센터를 혁신센터로 이관한 데 이어 올해는 더 작은 조직인 '랩' 단위로 SAIT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SAIT는 그동안 미래 먹거리 발굴이나 중장기 기술 연구에 집중해 운영돼 왔지만, 최근 선행 연구가 사업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속도와 실효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역할 전환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전영현 부회장(DS부문장)이 선행 연구조직 인력을 현업 사업부에 전진배치 하면서 SAIT 조직이 더 유연해졌다"며 "SAIT 연구인력을 현업 라인과 과제 중심으로 보다 밀착 배치해, 연구가 논문이나 기술 검증 단계에서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메모리·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실제 SAIT는 올해 중순부터 일부 박사급 인력들이 일선 사업부로 전진배치했다. 기초 연구 조직에 머무르던 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실질적 성과 창출을 유도하겠다는 판단에서다.

DX부문에서도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문 내 AX팀을 신설했다.
생활가전(DA)사업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모바일(MX)사업부 등 각 사업부에 AX팀이 생기는 것이다. 올해 본격 AI 조직 정비를 통해 사업부 별로 AX 실행에 초점을 맞춘다는 목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주 중 조직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내달 초 글로벌전략회의를 열어 내년도 사업 점검에 나선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정원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