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다리 건넌 댕댕이… 웃으며 인사하고 추억하는 방법
파이낸셜뉴스
2025.11.28 04:30
수정 : 2025.11.28 04:30기사원문
다양해진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화장 넘어 봉안·디지털 보관 등 확장
포포즈 운영하는 펫닥, 장례 거점 마련
유골 가공해 ‘블리스 스톤’으로 제작도
반려동물 장례시장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서비스 수준과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있다. 반려동물의 수명 증가와 가족화 인식 확산이 맞물리면서 마지막 순간을 존중 있게 마무리하려는 보호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과거 단순 화장에 머물렀던 장례 방식은 이제 봉안, 수목장, 추모보석, 디지털 메모리얼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시장 전반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장례가 하나의 선택지가 아니라 반려동물을 함께한 생애의 마지막 과정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펫 장례 산업은 현재 화장 중심 모델을 넘어 봉안, 기념, 기록, 디지털 보관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서비스 폭이 넓어지고 방식이 세분화되는 배경에는반려동물을 단순한 동물이 아닌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인식 변화가 깔려 있다. 보호자들이 반려동물과의 마지막 순간을 선택이 아닌 '의례'로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산업은 그 감정에 맞춰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장례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대중성과 접근성을 확보한 곳은 포포즈(FOUR PAWS)다. 펫닥이 운영하는 포포즈는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기반으로 상담부터 장례, 봉안, 디지털 추모까지 이어지는 절차형 서비스를 갖췄다. 여러 지역에 장례 거점을 마련해 접근성을 높였고, 추모관·봉안당·야외 공간을 함께 운영해 장례에서 '기억의 보관'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마련했다. 디지털 추모 기능이 더해지면서 장례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포포즈는 이런 서비스를 적용해 장례를 한 번의 의식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이어지는 경험으로 만들고 있다.
포포즈는 장례 절차뿐 아니라 이후 추모 방식까지 확장하며 사후 서비스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봉안당·수목장·산골장 중심의 보관형 서비스에서 나아가, 반려동물 유골을 가공해 보관·휴대가 가능한 형태로 제작하는 '블리스 스톤(Bliss Stone)'과 반려동물 사진·문구를 금속판에 새겨 특정 공간에 비치하는 '메모리얼 월' 등 새로운 추모 방식을 도입했다.
블리스 스톤은 보호자들 사이에서 선호가 높아지는 서비스다. 유골을 정제해 작은 스톤 형태로 제작하는 방식으로, 휴대성과 보관성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출시된 '블리스 스톤 루미(Bliss Stone Lumi)'는 반려동물과의 기억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남기고 싶어 하는 보호자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이 같은 서비스 확장은 실제 소비자 인식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장례 후 '메모리얼 스톤을 제작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년 대비 약 8%p 증가한 15.1%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변화가 추모 방식의 확장을 넘어,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오래도록 남기려는 보호자 마음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펫포레스트는 보호자의 정서 케어를 중요한 가치로 두는 서비스 운영 방식이 특징이다. 전담 장례지도사가 상담부터 장례 절차, 유골 보관 방식까지 1대1로 안내해 보호자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혼란 없이 장례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차량 서비스를 제공해 보호자의 이동 부담을 줄였으며, 생화 장례, 추모보석 제작 등 선택형 옵션을 마련해 장례의 감정적 의미를 강화했다.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예의를 갖춘 방식으로 이별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에서 시장 내 차별성을 확보했다.
21그램은 장례를 정식 '예식'으로 설계한 사례로 꼽힌다. 오동나무 관, 면 수의, 생화 장식 등 프리미엄 소재를 사용하며 장례 이후 봉안·수목장·메모리얼 보석 제작 등 후속 서비스까지 이어진다. 최근 24시간 온라인 예약과 일정 관리 기능도 도입해 접근성을 높였다. 시장에서는 21그램의 방식이 반려동물 장례 소비를 '절차 기반 선택'으로 정립하는 데 기여한 사례로 평가된다.
씨엘로펫은 반려동물 장례를 '의식'으로 바라보는 보호자 수요에 대응해 꽃 장식 예식·발도장 보존·추모 촬영 등 감성형 장례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강매 없이 보호자가 원하는 방식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운영 철학이 이용자 경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시장 확대가 아닌 '인식의 변화'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필요해서 장례를 찾았다면, 지금은 '어떻게 보내줄지'를 고민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며 "서비스가 정리되면서 보호자 선택의 폭도 더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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