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넘어 내년부터는 '로봇 전쟁' 본격화…삼성, LG 대비 태세

파이낸셜뉴스       2025.11.30 14:50   수정 : 2025.11.30 14:50기사원문
삼성전자, 로봇지능팀장·로봇플랫폼팀장 나란히 승진
최근 휴머노이드 관련 각종 전문가 채용 진행중
LG전자, 조직개편 통해 가정용 로봇 사업화 포석



[파이낸셜뉴스] 기존 인터넷 환경에 기반한 인공지능(AI)을 넘어 휴머노이드, 자율주행 등 물리 세계에서 AI가 적용되는 '피지컬AI' 시대의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 LG 등 주요 그룹들이 내년도 임원 인사에서 관련 인재들을 기용하고 조직개편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변화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2026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AI와 로봇 관련 인재들을 차세대 리더로 중용했다.

특히 로봇지능과 로봇 플랫폼 팀을 이끌던 수장을 나란히 임원으로 발탁한 점이 눈에 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권정현 삼성리서치 로봇지능팀장은 45세로 이번 승진에서 최연소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권 부사장은 엔비디아 출신으로 삼성에서 로봇 핵심기술 개발 및 고도화를 주도한 로봇 지능 전문가로 평가된다. 최고은 삼성리서치 로봇플랫폼팀장도 상무로 승진, 임원 배지를 달았다. 최 상무는 로봇 소프트웨어 기술 전문성을 보유한 개발 전문가로 자율주행 로봇 개발, 실시간 조작 기술력 등 로봇 분야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리더 발탁뿐 아니라 새로운 로봇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신설한 미래로봇추진단은 현재 휴머노이드 보행 및 전신제어 기술, 로봇 손 및 각종 동작 제어, 학습 알고리즘 개발 등 각 분야의 경력직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조직개편에 나섰다. 주력인 생활가전(HS)사업본부에 기존 기술최고책임자(CTO) 부문 로봇선행연구소에서 맡아온 일부 기능을 이관, HS로보틱스연구소를 신설했다. 기존의 선행 연구를 넘어 본격적으로 가정용 로봇의 사업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연구위원이 HS로보틱스연구소를 이끌 수장은 로봇선행연구소 산하에서 휴머노이드로봇 개발을 이끌어온 이재욱 연구위원이 맡게 됐다.

양사가 로봇 분야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배경은 관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AI 서비스가 주로 웹에 기반한 언어모델로서 편의를 제공했다면 이를 직접 다양한 하드웨어에 결합, 현실에서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피지컬AI 시대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투워드 헬스케어에 따르면 글로벌 피지컬AI 시장 규모는 올해 54억1000만 달러(약 7조9500억원)에서 오는 2034년 611억9000만 달러(89조9400억원)로 10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 평균 성장률은 31.2%에 달한다.


내년 1월 개막을 앞둔 최대 가전 전시회 CES2026의 최대 화두 역시 피지컬AI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삼성·LG·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은 물론 미국, 중국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도 앞다퉈 다양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피지컬AI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진검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전망만이 나왔다면 예상보다 피지컬AI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내년을 시작으로 업체 간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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