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강백호에 '야생마' 페라자까지… 한화, 작정하고 판 엎었다 "내년엔 닥공야구"

파이낸셜뉴스       2025.11.30 15:54   수정 : 2025.11.30 16:12기사원문
한화, 강백호 총액 100억원에 영입
2차드래프트로 안치홍, 보상선수로 한승혁 유출
폰세와 와이스도 재계약 실패 가능성 커
리베라토 보내고 페라자 영입... 중견수 자리 공석
노시환, 문현빈, 채은성, 페라자 이어지는 가공할 타선 구축
믿을 것은 타선 뿐... 한화의 2026년은 극강의 공격 야구



[파이낸셜뉴스] 확실한 노선 변경이다. 폰세와 와이스를 잃은 탓일까. 아쉬움은 뒤로하고, 그 자리에 압도적인 파괴력을 채워 넣었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삼킨 한화 이글스가 2026시즌을 향해 칼을 빼 들었다.

그 칼끝은 정교함보다는 ‘파워’를 향해 있다. 한화가 선택한 길은 명확하다. 마운드나 수비를 일부 희생하더라도 상대 투수진을 초토화 시킬 수 있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완전한 부활이다.





한화의 이번 스토브리그 행보는 ‘파격’ 그 자체다. 2025시즌 마운드를 지탱했던 핵심 축들이 대거 이탈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로 군림하며 합작 33승을 거둔 코디 폰세(17승)와 라이언 와이스(16승)가 모두 떠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것이 한화 팀 전력 재편의 가장 큰 이유가 됐다.

여기에 불펜의 핵이었던 한승혁마저 FA 보상선수로 kt 위즈로 이적했다. 한승혁은 지난 시즌 7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허리를 책임졌던 ‘믿을맨’이었다. 베테랑 안치홍 역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으로 떠나보냈다. 차·포를 다 떼고 나니 마운드와 내야 뎁스에 구멍이 숭숭 뚫린 듯한 위기감이 감도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화는 생각의 전환을 시도했다. 잃어버린 방패의 무게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창을 날카롭게 갈았다. 그 중심에는 ‘100억의 사나이’ 강백호와 ‘돌아온 야생마’ 요나탄 페라자가 있다.



한화는 FA시장에서 최대어 강백호를 4년 총액 100억원(옵션 20억원)에 영입하며 타선의 방점을 찍었다. 강백호는 만 26세로 이제 전성기에 들어갈 나이다. 50억원이 기본이 된 FA시장에서 한화는 강백호에게 상대적으로 어려운 옵션을 걸며 나름 저렴한 가격에 영입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아쉬운 작별을 했던 페라자가 다시 돌아왔다. 한화는 그에게 100만 달러를 안기며 재회를 선택했다. 페라자는 2025시즌 샌디에이고 산하 트리플A에서 타율 0.307, 19홈런, OPS 0.901을 기록하며 샌디에이고 마이너리그 MVP에 올랐다. 타격의 정교함과 파워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이로써 한화는 ‘문현빈-페라자-강백호-노시환-채은성’으로 이어지는, 숨 막히는 타선을 구축했다. 쉬어갈 타순이 없다. 이는 과거 빙그레 시절 전설로 남은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21세기 버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우려는 있다. 야구는 결국 투수 놀음이라는 격언처럼, 검증된 33승 듀오와 필승조 한승혁의 이탈은 분명한 리스크다. 리베라토를 내보내며 공석이 된 중견수 자리도 마찬가지다. 한승혁이 맡던 필승조 자리도 새로 구해야 한다.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는 속설도 한화가 넘어야 할 산이다.

그러나 한화는 ‘지키는 야구’의 한계를 ‘부수는 야구’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5점 주면 7점 뽑고, 7점 주면 10점 뽑겠다는 극강의 공격 야구, 이것이 2026시즌 한화 이글스의 아이덴티티다.


손혁 단장과 한화 프런트는 결단을 내렸다. 어설픈 균형보다는 확실한 강점에 올인했다. 극단적인 ‘닥공 야구’를 장착한 한화 이글스가 2026년에 어떤 모습으로 팬들 앞에 나타날지 많은 팬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