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돈이 된다"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 '분노 유발 미끼(rage bait)'

파이낸셜뉴스       2025.12.01 13:24   수정 : 2025.12.01 13:24기사원문
분노를 자극하는 온라인 미끼, 알고리즘·수익 구조 콘텐츠 확산
사용량 1년 새 3배 폭증하며 사회적 경각심 제기
분노→참여→알고리즘 증폭→정신적 피로



[파이낸셜뉴스] 소셜미디어를 보다 보면 이유 없이 짜증이 치밀어 오르거나 특정 게시물을 보고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옥스퍼드대학교출판부(OUP)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2025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분노를 부르는 미끼'라는 뜻의 '레이지 베이트(rage bait)'는 이런 현상을 포착한 표현이다. 이용자의 분노와 불쾌감을 의도적으로 유도해 클릭·공유·댓글 등 참여를 끌어내는 조작적 콘텐츠라는 뜻으로, 사용량이 1년 새 3배 급증했다.

rage bait는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해 클릭을 유도하는 '클릭 미끼(clickbait)'와 달리 사용자를 화나게 만드는 것 그 자체가 목표다. 알고리즘은 감정 반응이 큰 콘텐츠를 더 널리 노출시키는 경향이 있어 플랫폼 수익 구조와 결합할 경우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카스퍼 그래스월 OUP 대표는 "rage bait라는 단어가 생겨났고 사용이 폭증했다는 사실은 우리가 감정적으로 조작되는 방식에 대해 더 민감해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인터넷이 과거에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감정을 흔들고 분노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올해의 단어는 '정신 소모를 일으키는 무의미한 탐색'을 뜻하는 '브레인 로트(brain rot)'였다. 그래스월 대표는 "2024년과 2025년의 단어는 하나의 순환을 보여준다"면서 "분노가 참여를 높이고, 알고리즘이 이를 증폭시키며, 결국 정신적 피로가 누적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해 후보에 올랐던 단어들도 온라인 문화 변화와 맞닿아 있다.
'아우라 파밍(aura farming)'은 자신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이미지와 분위기를 설계하는 행위를, '바이오해킹(biohacking)'은 식단·운동·기기 등을 활용해 신체·정신 능력을 최적화하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옥스퍼드 외 다른 사전들도 2025년을 상징하는 단어를 발표했다. 캠브리지사전은 유명인과의 '일방적 친밀감'을 뜻하는 '패러소셜(parasocial)'을 선정했으며, 콜린스사전은 인공지능에게 설명만 하면 앱을 만들어주는 기술을 뜻하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올해의 단어로 꼽았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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