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평화학과, 속초서 '갯배, 침묵의 길 걷기' 프로그램 진행

연합뉴스       2025.12.01 14:16   수정 : 2025.12.01 14:16기사원문
35년 전 선원 21명 살린 고 유정충 선장…희생정신 의미 되새겨

강원대 평화학과, 속초서 '갯배, 침묵의 길 걷기' 프로그램 진행

35년 전 선원 21명 살린 고 유정충 선장…희생정신 의미 되새겨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강원대학교 평화학과는 지난 30일 속초에서 '갯배, 침묵의 길 걷기' 프로그램을 통해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고 1일 밝혔다.

평화를 품고 침묵 속을 걷다 (출처=연합뉴스)


이번 걷기 코스는 속초 청호동 아바이 마을 이주민의 삶의 길을 따라 '갯배∼아바이마을 벽화골목∼해변길∼유정충 선장 동상'으로 이어졌다.

지역 주민 30여명이 참여해 침묵 속에서 걸으며 유정충 선장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35년 전인 1990년 3월 1일 유정충(당시 44세) 선장은 제주도 서남방 370마일 해상에서 조업 중 폭풍우를 만나 배와 함께 유명을 달리했다.

당시 속초 선적 채낚기 어선인 '602 하나호'에는 모두 22명이 타고 있었으며 기관실이 침수되면서 배가 침몰할 위기에 놓이자 유 선장은 선원 21명을 구명정으로 대피시켰다.

유 선장은 통신실에 끝까지 남아 구조요청 신호를 보내다 결국 침몰한 배와 함께 가라앉았다.

이 같은 사실은 유 선장의 구조신호를 포착하고 구조에 나선 선단에 의해 사고 발생 12시간 만에 가까스로 구조된 선원들을 통해 알려지게 됐다.

유 선장이 자신의 배에 끝까지 남아 구조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면, 또는 구조 신고를 보내기 전에 배를 버리고 구명정으로 대피더라면, 선원들도 구조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유 선장의 살신성인 정신이 선원들의 무사 귀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故 유정충 하나호 선장 동상 (출처=연합뉴스)


이에 전국의 어민들은 유 선장의 장례식을 전국 어민장으로 치렀고, 정부도 국민훈장 목련장을 추서했다.


유 선장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자 설립된 기념사업회는 1991년 1월 9일 추모 동상을 속초에 건립했다.

한광석 평화학과 명예교수는 "바로 이러한 정신이 이번 '갯배와 침묵의 걷기'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라며 "길과 갯배는 말없이 우리를 이끄는 침묵의 덕목이자 누구도 거부하지 않는 겸손과 포용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희정 평화학과 학과장은 "시민과 함께 걸으며 평화의 의미를 몸으로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라며 "지역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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