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준법투쟁 돌입… "지각할라" 마음 졸이는 시민들
파이낸셜뉴스
2025.12.01 18:20
수정 : 2025.12.01 18:20기사원문
서울 1~8호선 서울교통공사 노조
임단협 결렬 여파 첫차부터 강행
배차 간격 벌어지고 혼잡도 가중
출근길 승객 불편 해마다 되풀이
이날 오전 서교공 제1·2노조는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첫차부터 준법운행, 이른바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준법투쟁이란 파업보다 낮은 단계의 쟁의행위로, 승하차 안전을 이유로 정차 시간을 규정대로 30초씩 충분히 확보하거나 규정에 따른 업무가 아닌 작업은 거부하는 방식이다.
출근 시간이 임박할수록 혼잡도가 크게 높아지며 시민 불편도 커졌다. 열차 배차 간격이 늘어나자 대기 줄도 길어졌다. 일부 승객들은 열차 문이 열릴 때 비교적 여유로워 보이는 옆 칸으로 뛰어갔고, 여기저기서 "밀지 말라"고 소리쳤다. 캐리어를 든 몇몇 여행객들이 열차 세 대를 보내고 나서야 탑승할 수 있었다. 직장인 윤모씨(35)는 "평소 출근 시간엔 바로 전역에 열차가 도착해 있어서 3~4분만 기다리면 됐는데 오늘은 6분 후 도착한다고 쓰여 있더라"면서 "평소보다 확실히 줄도 길고 미는 사람도 많았다"고 했다.
같은 시각 1호선 서울역 승강장의 시민들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역내에선 "준법운행으로 인해 열차 운행이 일부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방송이 계속 흘러나왔다. 시민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지도 앱을 살피며 안내방송에 귀를 기울였다. 직장인 박모씨(36)는 "종로 3가역에서 환승을 해야 하는데 2분만 지연되더라도 여러 차례 갈아탈 땐 도착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늦어지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전했다.
향후 총파업을 걱정하는 시민도 상당했다. 서교공 노사는 임금 인상, 구조조정, 신규 채용 규모 등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오는 12일 서교공 제1·3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했으며 2노조는 12월 중순 총파업에 들어가는 일정을 검토 중이다. 시청역으로 출근하는 이모씨(28)는 "지각할까 봐 20분 정도 일찍 나왔다"면서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일정을 미리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각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씨(43)는 "총파업한다면 열차 운행을 예측할 수 없으니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전문가들은 노사갈등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명예교수는 "준법투쟁이 바쁜 연말 시기에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사고는 인원 부족뿐만 아니라 시스템과 매뉴얼 준수 여부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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