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과' 두 쪽 난 국힘

파이낸셜뉴스       2025.12.01 18:20   수정 : 2025.12.01 18:20기사원문
장동혁, 강경기조 유지
소장파·친한계는 개별사과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목전에 두고 범여권의 '내란 청산' 공세가 한층 강경해지고 있음에도 국민의힘은 단일대오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계엄 사과'를 둘러싼 당 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계엄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당 소장파·친한계 의원들은 자체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당심 70%' 지방선거 경선룰과 한동훈 전 대표가 연루된 당원게시판 당무감사를 둘러싼 논란까지 비화되면 당을 추스르는데 부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야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12·3 메시지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이다. 최근 장 대표는 계엄의 근본 원인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민의힘의 분열을 제시하면서 일각에서 요구하는 '계엄 사과'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계엄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위기가 알려졌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오히려 '계몽령'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오는 3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두고 볼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추 전 원내대표가 구속될 경우 국민의힘에 대한 '내란 정당' 프레임이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다. 추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될 시 계엄 사과를 제쳐두고 역공에 나설 개연성이 크다. 반면 추 전 원내대표가 구속될 경우 국민의힘 역시 사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당내 소장파·친한계 등은 이와 무관하게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대표를 옆에 둔 채 "계엄은 계몽이 아닌 악몽이었다. 대통령은 당에 계엄을 허락 받지 않았고 소통하지도 설명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우리 당에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대통령의 오판을 막지 못했다. 따라서 우리 당 모두의 잘못이고 책임"이라고 발언했다.

장 대표가 계엄 사과 메시지를 내지 않자 자체적으로 사과하는 의원들도 나타났다. 이날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안철수·진종오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 메시지를 냈다. 안 의원은 "시민의 삶은 작년 12월 3일을 계기로 완전히 무너졌다"며 "그를 회복시킬 의무가 있는 정치는, 여의도 안에서 온갖 혐오와 분노를 재생산하느라 바빴다.
이 점에 있어서 저 또한 부족했다. 죄송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역사를 되돌렸던 12.3 윤석열 계엄을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그날을 회상할 오늘은 석고대죄하는 진심 어린 사과를 드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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