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피' 찍고 시총은 3000조 훌쩍… 증시 역사도 새로 썼다
파이낸셜뉴스
2025.12.02 18:03
수정 : 2025.12.02 18:03기사원문
금융시장
1년전 2360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탄핵·새정부 출범 거치며 급반등
시총, 호주 등 4곳 앞지르고 12위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일 2500.10으로 마감했던 코스피지수는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4일부터 9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거듭했다. 특히 1차 탄핵소추안 표결 불발 직후였던 지난해 12월 9일에는 하루 만에 2.78% 하락하면서 2360.58까지 주저앉았다.
계엄 당시 바닥을 다진 코스피는 1년 만에 1700p 넘게 상승하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본격적인 상승 랠리에 힘이 실린 것은 새 정부 출범 이후다.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가 몰리면서 6월 2일 2698.97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같은 달 20일 3년6개월 만에 종가 기준 3000선(3021.84)을 넘어섰다. 하반기에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지난 10월 27일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4042.83)했다. 지난달 3일에는 역사상 신고가인 4221.87까지 치솟았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1년 새 1000조원 넘게 불어났다. 지난해 12월 4일 2016조9345억원에서 전날 3232조509억원으로 1215조원 급증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유동성"이라며 "정부의 새로운 재정·금융정책 예상으로 시중 자금(유동성)이 활발해져 국내 증시 상승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때 재정·금융 정책이란 정부가 시장에 자금을 푸는 여러 형태의 정책 등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1년 새 4000선 고지에 오르면서 증시 주변자금 관련 통계도 모두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5일 기준 88조2708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1998년 6월 통계 산출 이래 역대 최대치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으로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 중 하나다.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도 사상 최대 규모로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20일 26조8471억원으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두 수치 모두 증시가 급등할 때 투자에 추가로 뛰어드는 수요가 늘면서 최고치까지 올라섰다.
계엄 이후 올해 국내 증시가 급성장하면서 세계 주요국 거래소 중 한국 증시 순위도 높아졌다. 글로벌 52개국 주식·선물·옵션거래소의 연합체인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거래소별 시총 순위에서 한국은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동기(16위) 대비 4단계나 올라선 것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스위스, 북유럽 국가 및 발트3국, 호주 등 1년 새 거래소 4곳을 앞질렀다. 코스피·코스닥시장을 모두 더한 국내 증시의 올해 10월 기준 시총은 2조6887억달러(약 3951조447억원)로 1년 전(1조7725억달러) 대비 51.69% 급증했다. 국내 증시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총액도 계엄 직후 대비 두 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 지수를 따르는 'KODEX 200'의 순자산총액은 계엄 직후 5조5896억원에서 전날 10조7494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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