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쇼트' 마이클 버리, 이번엔 테슬라 정조준…"터무니없이 고평가"

파이낸셜뉴스       2025.12.03 01:50   수정 : 2025.12.03 01: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영화 ‘빅 쇼트’ 실제 주인공인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이번엔 테슬라를 겨냥했다.

테슬라 기업가치가 터무니없다며 주가 하락을 전망한 것이다.

버리는 앞서 지난달 4일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주가 하락에 대규모로 베팅했다고 밝혀 인공지능(AI) 관련주 급락을 부른 바 있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리는 자신의 유료 구독자들에게 “테슬라 시가총액은 아주 오랜 기간 터무니없이 고평가됐고, 지금도 그렇다”고 단언했다.

버리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해 공매도로 엄청난 부와 명예를 거머쥔 인물이다.

그는 테슬라가 대규모 주식 기반 보상(SBC)로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희석하면서도 이를 실적 보고서에서는 빼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톡옵션 등이 SBC의 한 종류다.

버리는 테슬라 같은 기술 업체들의 이런 SBC 비용과 기업가치에 미치는 부정적 희석 효과를 포함하면 실제 순익은 더 낮아진다면서 기업가치가 지금보다는 낮은 수준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리는 테슬라의 경우 매년 3.6% 비율로 주주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가치를 희석하고 있고, 자사주 매입은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주는 1조달러 보상 계획을 주주들이 승인한 것은 투자자들이 더 큰 주식 가치 희석을 각오해야만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경고했다.

머스크에게 주기로 한 막대한 추가 지분이 테슬라 주주들의 보유 지분 가치를 더 희석한다는 것이다.

글래스 루이스, ISS 등 주주권 행사 대행사들이 이에 반대하라고 주주들을 설득했지만 테슬라 주총 표결권의 75%가 1조달러 보상 패키지에 찬성했다.

버리는 “최근 머스크의 1조달러 보상 패키지 소식으로 희석은 틀림없이 지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못 박았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얼마 전 1조5000억달러를 넘었지만 AI 거품론 속에 관련주들이 동반 하락한 탓에 지금은 1조4300억달러 수준으로 낮아졌다.

올해 전체 주가 상승률은 6%를 조금 넘어 시장 기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15%가 넘는 상승률 절반에도 못 미친다.

버리는 팔란티어, 아마존 등도 SBC를 통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희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들 빅테크들이 직원들에게 주식으로 보상하는 것은 사실상 “주주들에게 페널티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버리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2018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이게 주주들로부터의 선물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말했던 점도 상기시켰다.

버리는 지난달 자신의 헤지펀드 사이언 자산운용을 등록 폐지하고 유료 온라인 뉴스레터인 “카산드라 언체인드(사슬에서 풀려난 카산드라)”

를 출범했다. 공매도를 담당하는 헤지펀드를 없앤 것이 족쇄를 끊은 것이라는 뜻이다.
헤지펀드 운용에 대한 좌고우면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일반 투자자들과 공유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한편 이날 기술주 반등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던 테슬라는 버리의 비판이 알려진 뒤 약세로 돌아섰다. 개장 두 시간이 지날 무렵에는 낙폭이 확대돼 전장 대비 1.4% 하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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