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쟁 격화… ‘코드레드’ 울린 오픈AI, AI팩토리 꺼낸 AWS

파이낸셜뉴스       2025.12.03 19:15   수정 : 2025.12.03 19:15기사원문
오픈AI, 제미나이 맹추격에 위기
‘챗GPT 품질 격상 집중’ 비상체제
데이터센터 투자 등 재무 부담도
AWS, 엔비디아 ‘NV링크 퓨전’ 적용
‘AI팩토리’ 고객 전용 인프라 구축
자체 생성형 AI ‘노바’도 업그레이드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선두 쟁탈전이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구글과 앤스로픽의 추격이 거세지며 격차를 좁히자 선두를 달리던 오픈AI가 주력 서비스 챗GPT의 품질 격상을 위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후발 주자들과 격차가 좁혀지자 조급해진 오픈AI는 신규사업 일정을 미루고 기존 챗봇 기능 개선에 인력을 우선적으로 집중키로 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기업 맞춤형 'AI 팩토리' 서비스와 새 AI 모델로 고객 확대에 속도를 냈다. 또 차세대 AI 반도체에 엔비디아의 핵심 기술을 탑재하면서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에 액셀을 밟았다.

■'코드 레드' 발령한 올트먼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사진)는 내부 메모에서 회사에 '코드 레드(code red)'를 발령했다. 올트먼은 챗GPT의 개인화 기능 강화, 응답 속도 개선, 안정성 확보 등 일상적 사용자 경험을 우선순위로 제시했다. 그는 담당 부서를 대상으로 매일 점검회의를 열고 팀 간 인력 이동도 독려했다. 오픈AI는 광고 사업과 헬스케어·쇼핑용 AI 에이전트, 그리고 '펄스(Pulse)'라는 개인비서 프로젝트 등의 진행을 뒤로 미뤘다.

이번 결정에는 구글의 신형 AI 모델 '제미나이' 충격이 컸다. 구글은 지난달 업계 벤치마크 시험에서 오픈AI를 앞선 제미나이 최신 버전을 공개했다. 이미지 생성기 '나노 바나나(Nano Banana)' 출시 이후 제미나이의 월간 활성사용자는 7월 4억5000만명에서 10월 6억5000만명으로 늘었다. 앤스로픽 또한 기업 고객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이며 오픈AI의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오픈AI는 성장성과 달리 재무 구조에서 부담을 안고 있다. 흑자를 내지 못한 데다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 지속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하다. 내부 재무 전망에 따르면 2030년 흑자를 내려면 매출을 약 2000억달러 수준으로 키워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재무 구조 부담 속에 ‘제미나이’ 충격

챗GPT 품질 논란도 배경이 됐다. 지난 8월 출시된 GPT-5는 "차가운 어조"와 "기초 질문 오류" 등 지적을 받았다. 오픈AI는 지난달 모델을 수정해 어조를 부드럽게 만들고 사용자 지시 수행능력을 강화했다. 올트먼은 내부 메모에서 다음 주 새로운 추론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구글 제미나이 최신 버전보다 앞서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AWS는 같은 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클라우드 컨퍼런스 연례회의에서 자체 AI 학습용 칩 '트레이니엄(Trainium)' 시리즈의 차세대 모델인 트레이니엄4에 엔비디아의 초고속 데이터 연결 기술 'NV링크 퓨전(NVLink Fusion)'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NV링크는 수천개 서버를 연결해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할 때 연산장치 간 통신 속도를 극대화하는 기술로 평가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WS와 함께 AI 산업혁명을 위한 컴퓨터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AWS '노바' 시리즈 업그레이드에 새 AI 서버도 출시

AWS는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 내에 고객 전용 고성능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AI 팩토리' 서비스도 공개했다. 기업이 직접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AI 모델을 즉시 학습, 배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아마존은 전력효율을 40% 개선한 차세대 AI 서버도 출시했다. AWS는 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노바(Nova)' 시리즈도 업그레이드했다.
문장, 이미지, 음성, 영상까지 대응하는 기능을 추가한 '노바2'와 음성 입출력을 지원하는 '소닉(Sonic)' 모델을 발표했다. 아마존의 생성형 AI 모델은 오픈AI의 챗GPT, 앤스로픽 '클로드', 구글 '제미나이' 대비 시장 인지도가 낮다. 그럼에도 AWS는 최근 분기 AI·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20% 증가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prid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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