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금리인상 기대감에 10년만에 MMF 상품 부활

파이낸셜뉴스       2025.12.04 09:17   수정 : 2025.12.04 09:17기사원문
미쓰비시UFJ, 내년 MMF 상품 판매 재개
연환산 수익률 0.5% 수준 전망
MMF에 블록체인 기술 적용해 즉시 환매 가능
투자신탁의 토큰화도 모색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에서 마이너스금리 정책으로 사라졌던 머니마켓펀드(MMF)가 10년 만에 부활한다. 일본은행(BOJ)이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투자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MMF 상품에는 블록체인 기술도 활용돼 투자자 저변이 확대될 전망이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쓰비시UFJ 파이낸셜그룹(FG)은 단기 국채를 중심으로 운용하는 MMF를 10년 만에 판매 재개할 방침이다. 미쓰비시UFJ자산운용이 펀드를 설정하고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 증권이 고객에게 판매하는 형태로 내년에 상품화를 추진한다.

MMF는 단기 국채나 회사채 등 신용등급이 높은 자산으로 운용하는 투자신탁이다. 위험이 낮으면서도 보통예금보다 수익률이 높다.

일본에서 MMF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2년이다. MMF의 순자산총액은 2000년께 20조엔을 넘으면서 정점을 기록한 뒤 일본은행의 저금리 정책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잔고가 감소했다.

이후 2016년부터 도입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결정타가 돼 일본 금융기관들이 줄줄이 MMF 판매를 중단했다.

이번에 판매를 재개하기로 한 것은 미쓰비시UFJ자산운용이 처음이다.

MMF의 연환산 수익률은 2008년께 약 0.5% 수준으로 당시 은행 예금금리보다 0.3% 가량 높았다. 현재 예금금리가 평균 약 0.2%임을 감안하면 MMF의 연환산 수익률은 약 0.5%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은 향후 수년 내에 MMF를 3000억엔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이번 MMF 상품에는 24시간 365일 작동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투자자가 MMF를 즉시 환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매도 신청부터 대금 수령까지 3~4일 정도 걸렸다. 즉시 환매가 가능해지면 투자자의 자금 효율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이 회사는 3대 메가뱅크 그룹 등이 출자해 디지털 자산 인프라를 담당하는 프로그마(Progmat)의 시스템 기반을 활용한다. 미쓰비시UFJ 신탁은행이 MMF 운용 자산의 수익권을 ‘토큰’이라 불리는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한다. MMF 외 투자신탁의 토큰화도 모색한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은 우선 시험적으로 기관투자자 대상 사모 투자신탁으로 MMF를 판매한다. 이후 점차 판매 대상을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개인 투자자를 위한 공모 투자신탁도 출시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법정통화에 가치를 연동시키는 스테이블코인으로도 MMF를 사고팔 수 있게 하는 구상도 검토 중이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지난 10월 핀테크 기업 JPYC가 ‘JPYC’ 발행을 시작했으며 3대 메가뱅크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투자자가 대기 자금으로 보유하는 스테이블코인을 MMF로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게 되면 MMF 규모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토큰화 MMF는 해외에서 먼저 시작돼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미국 블랙록이 운용하는 MMF를 토큰화한 ‘미 달러 기관투자자용 디지털 유동성 펀드(BUIDL·비들)’다.
현재 순자산잔액은 23억달러(약 3600억 엔)에 이른다.

일본에서는 프로그마를 중심으로 대형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등 약 50개사가 토큰화 MMF 상품화를 논의해 왔다.

닛케이는 "일본 기준 금리의 상승 전망도 나오면서 향후에는 미쓰비시UFJ 외 금융기관도 잇따라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기관의 디지털 자산 분야 진출이 본격화되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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