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공 출신' 李대통령 "韓산업 중심엔 현장 노동자·기술자"
파이낸셜뉴스
2025.12.04 19:04
수정 : 2025.12.04 19:04기사원문
'무역의날' 산업역군 90여명과 오찬
포니 개발 주역 등 1세대 노고 치하
"처절하게 일한 덕분에 산업화 달성"
"일하다 죽는 일 없도록 정부가 총력"
행사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이 경제계를 대표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참석자들에게 "다 우리 함께 어려운 고개를 넘어온 동지들 아니겠느냐"면서 "정말 성실하고 영민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현장에서 처절하리만큼 열심히 일한 덕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성취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부모 세대와 여러분이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공부하고, 소 팔고 밭 팔고 논도 팔아서 자식 교육을 시킨 결과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강국으로 평가받게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미싱 시다·재단사를 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산업현장과의 접점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저도 미싱 시다를 잠깐 했고, 미싱 원재료를 재단하는 재단사 일도 해봤다"며 "미싱사들이 원래 많이 졸아서 손톱 위를 미싱 바늘로 찍히는 장면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이어 "미싱할 때 왜 그렇게 졸리느냐"고 묻자 참석자가 "타이밍이 안 맞아서"라고 답했고 이 대통령은 "맞다. 그런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속에서도 사업자와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한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산업화 과정에서 굵직한 이정표를 세운 인물들이 참석했다. 1973년 포스코 1고로 첫 쇳물을 생산한 이영직씨, 최초 국산차 '포니' 개발 주역 이충구씨, 구로공단 1세대 미싱사 강명자씨, 선박 도장기술을 대물림해 온 백종현·백승헌씨, 지상 화기 17종 국산화에 기여한 박정만 명장 등이 자리했다. 초고속 D램 개발, 전기차 배터리 상용화, 세계 초대형 인프라 건설, 초대형 선박 시운전 등 첨단·수출 산업 분야의 핵심 주역들도 함께해 산업세대 전반을 아우르는 구성이었다.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 문제도 비중 있게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왜 산업현장에서 죽는 사람이 많은지 다른 선진국보다 비율이 높은지 걱정된다"며 "요즘도 1년에 1000명씩 죽어간다. 매일 떨어져 죽었다, 끼어서 죽었다, 졸다가 죽었다는 보고가 올라온다"고 말했다. 또 "대형 사업장은 줄었지만 50인 미만 사업장은 오히려 늘었다"며 "일하다 죽는 일은 최소화해야 하고, 노동자들이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경제가 하향곡선에서 바닥을 찍고 상향으로 돌아섰지만 이 정도 회복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새로운 기회를 공정하게 나누는 성장 구조를 만들어야 하고, 기여한 만큼 몫을 보장받는 공정한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오찬에서는 기업 지방 이전 지원, 부품 수리비·교육훈련 장비 도입비 등 재정지원 요청, '산업박물관' 신설, '국제기능올림픽 유치' 등 산업계 관심 제고방안이 제시됐다. 행사에 참석한 손경식 경총 회장은 "대한민국이 산업·수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철강, 조선, 자동차를 비롯한 주력 제조업과 전자,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의 현장에서 묵묵히 우리 경제의 기틀을 세운 산업 역군들의 땀과 기술, 그리고 헌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수출이 국민경제의 희망"이라고 언급하며 산업계의 공헌을 재차 강조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조은효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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