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도 자율주행도 일상으로…가속페달 밟는 中

뉴시스       2025.12.06 09:01   수정 : 2025.12.06 09:01기사원문
중국 서남부 충칭, 혁신기업들 기술개발 박차 방폭로봇 상용화, 자율주행 무인택시 운영…상용화에 속도

[충칭=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달 28일 중국 쓰촨성 충칭의 특수로봇 기업 치텅지치런(七騰機器人·세븐스로보틱스) 본사 전시관에 공개돼있는 로봇들. 2025.12.06 pjk76@newsis.com
[충칭=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인공지능(AI)을 비롯해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 등의 개발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서방세계에 맞서 혁신기술로 승부를 걸겠다는 중국은 제조국가에서 기술국가로 변모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 여러차례 개최한 로봇운동회나 자율주행 시범서비스 등을 통해 자국 기술을 과시해온 중국은 곳곳에서 이미 혁신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지난달 말 방문한 중국 서부 개발의 거점도시인 쓰촨성 충칭시에서도 이 같은 현장들이 눈에 띄었다.

그중 한 곳이 특수로봇 기업인 치텅지치런(七騰機器人·세븐스로보틱스)이다. 지난달 28일 충칭에 있는 치텅 본사의 전시관에 들어서니 3대의 바퀴형 로봇과 3대의 4족보행 로봇 등 이곳에서 개발한 6대의 로봇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 가운데 4족보행 로봇 한 대를 회사 관계자가 가동시켰다. 그러자 이내 로봇이 일어나 척척 앞으로 전진하다가 한 바퀴를 돈 뒤 다시 뒷걸음해 제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충칭=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달 28일 중국 쓰촨성 충칭의 특수로봇 기업 치텅지치런(七騰機器人·세븐스로보틱스) 본사 전시관에 공개돼있는 로봇들. 2025.12.06 pjk76@newsis.com
이런 로봇들은 최근 세계 곳곳에서 개발 중인 만큼 박람회나 미디어 등을 통해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치텅의 로봇들은 이미 개발 단계를 뛰어넘어 실제 현장 곳곳에 배치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치텅의 로봇들은 방폭로봇으로 석유·화학 공장 등 폭발 위험이 있거나 유독성 물질 노출 우려 등이 있는 현장에서 사람 대신 위험 인자를 탐색하는 역할을 한다.

냄새를 감지하는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가스 누출 등이 탐지되면 경고를 보내고 장착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현장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실시간으로 판단해 대응한다. 일부 로봇에는 화재 진압 장비도 장착돼 높은 온도가 감지되면 물을 뿌려 자체 진화할 수도 있다.

2010년 설립한 치텅은 그동안 개발해온 로봇들을 판매 기준으로만 2600대 가량 세계 각국에 공급했다. 이 밖에 리스 형태로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같은 사업을 통해 지난해 9억 위안(약 1873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1억3000만 위안(약 271억원)의 순수익을 발생시켰다.

[충칭=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달 28일 중국 쓰촨성 충칭 융촨구에서 운행 중인 바이두즈싱(百度智行)정보기술의 자율주행 무인택시 ‘뤄보콰이파오(영문명 아폴로고)'. 2025.12.06 pjk76@newsis.com
장저 치텅지치런 기획총괄은 "전 세계적으로 특수로봇에서 저희 치텅만 흑자를 남기고 연속 3년간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는 기업"이라고 자신했다. 로봇의 개발 단계에서 벗어나 수익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로봇을 투입해 거두는 효과도 작지 않다. 보통 현장에 안전 담당자를 10∼12명 정도 두는데 로봇 1대가 6∼8명가량의 작업 분량을 메울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람의 한 달 월급이 1만 위안(208만원) 정도라고 가정할 경우 일반적인 로봇 제품 수명인 10년을 적용하면 800만 위안(약 17억원)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사람을 작업자로 투입했을 때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를 가정한다면 로봇을 투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용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해 4월 충칭 시찰 당시 치텅을 직접 방문해 발전 현황을 점검하고 격려하기도 했다. 치텅의 로봇들은 해외 3500곳에 공급한 로봇들의 머신러닝을 통해 현재도 계속 학습을 진행하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장 기획총괄은 전했다.

[충칭=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달 28일 중국 쓰촨성 충칭 융촨구에서 운행 중인 바이두즈싱(百度智行)정보기술의 자율주행 무인택시 ‘뤄보콰이파오(영문명 아폴로고)'의 운전석 모습. 2025.12.06 pjk76@newsis.com
자율주행 분야도 미래 혁신기술의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충칭에서는 자율주행 역시 현장 적용이 재빠르게 진행 중이었다.

같은 날 찾은 충칭 융촨구의 바이두즈싱(百度智行)정보기술은 융촨구 1576㎢ 전역에서 자율주행 무인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IT기업 바이두의 로보택시 서비스 ‘뤄보콰이파오(영문명 아폴로고)'다.

택시에 올라 앉으니 운전석은 핸들에 손댈 수 없게 커버가 씌워진 채 빈 상태였다. 이어 차량이 출발하면서 주행을 시작한다는 말과 함께 안전벨트를 매달라는 안내가 흘러나왔다.

출발한 차량은 이내 스스로 속도를 냈다. 현지 도로에서 많이 운행되는 오토바이가 앞에 끼어들어도 곧바로 감지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가 있어도 이를 파악하고 속도를 줄인 뒤 슬쩍 핸들을 돌려 피해갔다.

[충칭=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달 28일 중국 쓰촨성 충칭 융촨구에서 운행 중인 바이두즈싱(百度智行)정보기술의 자율주행 무인택시 ‘뤄보콰이파오(영문명 아폴로고)'가 앞에서 다른 차량이 끼어들자 감속하고 있다. 2025.12.06 pjk76@newsis.com
앞에서 서행을 하는 오토바이에 계속 가로막히자 '빵빵' 소리를 내며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또 막히는 차로에서는 옆 차로로 재빨리 자리를 옮겼다. 목적지까지 정해진 경로대로 운행하면서 신호 대기 후 출발이나 좌·우회전, 유턴에 차로변경까지 별다른 문제 없이 주행을 마쳤다.

바이두는 이곳에서 60대가량의 자율주행택시를 운영 중이다. 자율주행기술 수준 중 완전자동화 단계인 레벨5보다 한 단계 낮은 레벨4 기술을 적용해 상업 운행을 하고 있다. 총 누적 안전 주행거리는 981만㎞를 넘어섰다.

특히 고가도로와 다리가 많고 언덕이 가파른 충칭의 도로는 이러한 자율주행기술을 테스트하기에 최적이라는 게 바이두의 설명이다. 바이두는 이미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우한 등 주요 도시들에서도 자율주행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도 진출했고 지난달에는 아부다비에서도 자율주행 상용화 라이선스를 받았다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홍콩과 독일, 영국, 스위스 등에서도 자율주행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거나 진출할 예정이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혁신기술을 재빠르게 현실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기술 선진국들을 상대로 추격을 넘어 추월하기 위해 무섭게 속도를 높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pjk7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