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수련원 신축' 예산 확보하고도 "내가 했다" 홍보 눈살
뉴스1
2025.12.08 09:01
수정 : 2025.12.08 09:01기사원문
(남원=뉴스1) 유승훈 기자 = 전북 남원이 '경찰수련원 건립 예산 확보'란 큰 성과를 거두고도 시끄럽다. 내년 지방(시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군 특정인의 과한 '내 덕' 홍보 때문이다.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A씨는 예산안 국회 통과 전부터 지속적으로 '내가 (시민과 함께)해결했다'는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공식 직책도 없는) A씨가 무슨, 얼마만큼의 노력으로 예산을 해결했다는 것이냐'란 반문도 나온다.
A씨는 "정부예산안 편성 때부터 (기재부)예산실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설득해 왔다. 또 지역구 의원과 소통하며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A씨의 SNS엔 이와 관련한 내용의 포스팅이 현재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규모 사업 추진 확정과 관련해 남원시·시의회, 지역 국회의원, 전북도·도의회, 경찰청, 남원경찰서 등 관계 기관이 힘을 합쳐 성과를 냈는데 특정인이 모든 것을 자신이 해결했다는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시 집행부나 지역구 의원이 성과를 홍보하는 것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특정 직책도 없는 A씨가 자신이 기재부 예산실과 긴밀히 협의해 예산을 확보했다는 주장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예산 확보를 위해 부처, 국회, 심지어 국회의장까지 찾아다닌 공직자들의 허탈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면서 "실제 집행부도 적극 홍보를 자제하고 있는데 A씨가 예산 확보에 자신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처럼 홍보하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는 것은 바람직한 정치 행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남원시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공무원들에게 미안한 심정이 크다. 현안 해결을 위해 그간 많은 노고가 있었다. 이들의 노고는 묻힌 채 특정인만의 성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유감"이라며 "아무리 선거전이라도 지켜야 할 선은 있는 것 아니냐"고 전했다.
선거 후보군들 사이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 의견이 나온다. 후보군 B씨는 "숟가락 얹기로 보여진다. 객관적인 것은 (사업을)기획하고 풀어나간 것은 시 집행부와 지역 국회의원"이라며 "A씨도 홍보를 계속하려면 기재부를 설득했다는 증거를 내놔야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선 '6하원칙'에 근거해 예산 반영에 기여한 공로를 밝히라는 주문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A씨는 "문제될 것이 없다. 난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기재부 출신인 만큼)예산실 등 관계자들과 수차례 통화를 통해 예산 반영을 설득했다. 그 부분이 주효했다고 본다"면서 일각의 문제 제기에 대해선 "(선거용)견제"라고 답했다.
한편 남원 경찰수련원 건립(118실 규모)의 총사업비는 442억 원에 달한다. 내년도 국비확보액은 1억 원(건설보상비와 기본설계비)이다. 민선8기 남원시가 추진 중인 '경찰특화도시' 조성의 기반이 될 사업으로 지역 주민들의 기대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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