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벤츠와 7년간 2조원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종합)
파이낸셜뉴스
2025.12.08 09:19
수정 : 2025.12.08 11:01기사원문
북미·유럽 전기차 대상
2028년 3월부터 배터리 공급
지난해 매출액 8% 규모
LG·벤츠 미래차 동맹 강화 기대
8일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 3월부터 2035년 6월까지 메르세데스-벤츠에 2조601억원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공시했다. 계약 규모인 14억달러에 대한 원화 환산 금액으로, LG에너지솔루션 지난해 매출액의 8%에 해당한다.
양사는 지난 5일 계약을 체결했다. 판매·공급 지역은 유럽과 북미로 명시됐다.
업계에서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의 LG그룹 방문 또한 양사 파트너십을 방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2년 만에 방한해 LG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미래차 협업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칼레니우스 회장은 “LG와 함께 메르세데스-벤츠는 혁신, 품질, 그리고 지속가능한 기반으로 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전세계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갈 차량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번 배터리 공급 계약을 두고 ‘중저가형 전기차 모델’에 탑재되는 배터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9월 메르세데스-벤츠는 오는 2027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40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하겠다는 대규모 전동화 전략 발표한 가운데, 이를 위해서는 프리미엄급 모델부터 엔트리급 모델에 이르는 다양한 세그먼트에 들어갈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양사가 진행한 총 3건의 대규모 공급계약이 모두 고성능 하이앤드급에 들어가는 원통형 46시리즈였다"며 "이번 계약은 중저가형 모델용 배터리 공급이 유력하다"고 짚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하이앤드 고성능 모델에 원통형 46시리즈, 표준형과 중저가형 모델에 고전압 미드니켈(Mid-Ni) 파우치형 배터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제품 포트폴리오와 현지 생산능력을 앞세워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계약 체결로 K-배터리의 유럽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중국 업체가 유럽 및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으나,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인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벤츠’ 공략에 성공한 만큼 앞으로 유럽 및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고객사와 협의에 따라 공시 내용 외 추가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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