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친중 애국자'만 출마하는 홍콩 입법회 선거 역대 두번째 낮은 투표율
파이낸셜뉴스
2025.12.08 12:35
수정 : 2025.12.08 12: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7일 실시된 홍콩 입법회 선거가 역대 두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8일 더스탠더드를 비롯한 홍콩 언론과 AFP통신 등 외신은 131만여명이 투표하면서 투표율은 31.9%로 2020년 국가보안법 도입후 실시된 2021년의 30.2% 보다 높았으나 실제 투표자는 약 3만3000명 더 적었다고 보도했다.
직접 선출되는 의원 수도 90명으로 20명을 줄였다.
이번 선거에는 검증된 161명이 출마했으며 2023년과 올해 각각 해체한 공민당과 민주당에서는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더스탠더드는 관광업계에서 오래 몸담았던 유팍렁 후보가 가장 많은 1397표를 얻었으며 찬호이얀 현 의원은 여성 중 가장 많은 1386표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또 재출마한 현역 의원 24명은 모두 재선됐다.
이번 선거는 웡푹코트 아파트 화재 참사로 연기가 검토되기도 했다.
당시 화재로 지금까지 최소 159명이 사망한 것이 확인됐다.
존리 홍콩 행정장관을 포함해 홍콩 정부는 시민들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그러나 화재가 발생한 타이포 지역에서 공무원으로 재직하다가 현재 영국에서 거주하는 한 남성은 화재 피해 지역에서 투표율을 높이려는 것은 홍콩 정부와 친중 정당에 대한 신뢰감과 함께 홍콩이 정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선전으로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타이포 화재 추모 현장에서 종이학을 놓은 한 55세 여성은 투표가 의미가 없다며 불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시민들은 홍콩 정부가 화재 원인을 철저히 조사할 것과 이번에 선출되는 의원들이 정부를 철저히 감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화재 현장 인근의 한 공원에 임시로 마련된 희생자 추모 시설에 자원봉사들과 정부 환경미화원들이 조화와 추모글을 모두 치워 참사로 인한 민심 악화 우려 속에 지난 2019년 민주화 운동 같은 움직임이 발생하지 않을까 홍콩 정부가 긴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AFP는 전했다.
웡푹코트 아파트 화재가 민감한 문제로 떠오르자 홍콩 정부는 국가안보법 위반을 언급하면서 화재 참사를 악용하지 말것을 경고해왔다.
반부패 기구는 7일 투표를 거부하거나 무효 투표를 독려한 시민 11명을 구속했다.
홍콩에 파견된 중국국가안전처는 선거 전날 AFP통신 등 외국 언론사 대표들을 소집해 선거와 화재참사 관련 왜곡 보도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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