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이면 제2 '닷컴'·'닷넷' 내 손에"…일반최상위도메인, 14년 만에 접수
뉴시스
2025.12.08 11:01
수정 : 2025.12.08 11:01기사원문
ICANN, 내년 4월 신규 gTLD 접수…신청비 약 3억 3000만원 삼성·현대차, 해외 지자체 등 브랜드·도시 도메인 활용 증가 KISA "단순한 주소 관리 넘어 외화·신뢰도 확보 기회"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기업명이나 고유명사를 인터넷 최상위 주소로 사용할 수 있는 신규 '일반최상위도메인(gTLD)' 생성 기회가 2012년 이후 14년 만에 열린다.
8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는 내년 4월 중 gTLD 생성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기존 gTLD는 23개였는데 이를 관리하는 ICANN은 지난 2012년 첫 번째 신청(1라운드)을 통해 '닷뮤직(.music)', '닷숍(.shop)' 등 1200여개의 새로운 도메인을 추가 생성했다.
이정민 KISA 인터넷주소정책팀장은 "전 세계 도메인 3억 7850만건 중 베리사인이 관리하는 '닷컴'과 '닷넷'이 약 1억 7000만개를 차지하며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신규 gTLD는 단순한 주소 관리를 넘어 외화 획득과 브랜드 확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라운드에서 생성된 '닷엑스와이지(.xyz)' 도메인은 800만건 이상 등록됐다. 이 팀장은 "업계에서는 도메인 등록 건수가 20만개 이상이면 시스템 운영과 정책 유지가 가능한 손익분기점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현대차 등 국내 기업도 브랜드 보호 수단으로 gTLD 활용
신규 gTLD는 기업 브랜드 보호와 디지털 정체성 강화에 활용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samsung), 현대(.hyundai), 기아(.kia) 등이 자체 브랜드 도메인을 확보해 운영 중이다.
해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서비스 주소 등을 자사 브랜드 도메인으로 통합해 사용하고 있다. 금융권 전용 도메인인 '닷뱅크(.bank)'는 철저한 인증을 거친 금융사만 사용할 수 있게 해 피싱 범죄를 예방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이 팀장은 "'닷베를린(.berlin)', '닷도쿄(.tokyo)'처럼 도시 브랜드를 도메인으로 만들어 지역 온라인 생태계를 조성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지자체 참여도 제안했다.
◆신청비 약 3억3000만원…기술 장벽은 낮아져
법인격 갖춘 조직(정부, 기업, 기관, 국제기구 등)만 신청할 수 있는데 이번 2라운드 신청 비용은 22만 7000달러(약 3억3000만원)다. 2012년 1라운드(18만 5000달러) 대비 약 22.7% 인상됐다. 동일 문자열 경합 시 경매 과정을 통해 추가 비용 소요 가능성이 있는데 최근 환율 상승까지 겹쳐 초기 진입 비용 부담이 커졌다.
하지만 시스템 구축 부담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과거에는 신청 기업이 직접 복잡한 도메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야 했으나, 이번부터는 ICANN이 사전에 검증한 시스템 운영 대행사(RSP)와 계약하면 기술 평가를 상대적으로 쉽게 통과할 수 있다.
또한 신청한 도메인 이름이 거절될 경우를 대비해 대체 문자열을 제출할 수 있게 됐다. 상표권 침해 우려가 있는 브랜드 도메인의 경우 유사성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했다.
신청 후 심사, 이의 제기, 경매, 계약 체결 등을 거쳐 실제 도메인이 위임되기까지는 약 13개월에서 1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팀장은 "상표권 침해 문제에 대해 ICANN이 엄격한 검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성공적인 신청을 위해서는 신규 gTLD 신청자 가이드북을 면밀히 검토하고 기존 상표와의 충돌 여부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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