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韓日, 에너지 공동구매·여권 없는 왕래 실험 필요"(종합)

뉴스1       2025.12.08 11:23   수정 : 2025.12.08 11:23기사원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뉴스1 ⓒ News1 DB


(제주=뉴스1) 박기호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8일 한국과 일본의 연대·협력 방안으로 에너지 공동 구매, 의료 시스템 공유, 여권 없는 왕래 등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두 나라가 단순한 협력을 넘어 이제는 연대와 공조를 통해 미래를 함께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안팎으로 공통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밖으로는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과 첨단기술 경쟁에 대응해야 하고 안으로는 저출생·고령화, 지역 소멸 등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도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일 간 협력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머리를 함께 맞대 아이디어를 모으고 또 직접 실험해 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에너지를 구매하거나 저출생·고령화 대응을 위해 의료 시스템을 공유해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중 기자들과 만나 "(필요한) 에너지 종류, 스케줄이 다 다르기에 이미 결정된 것은 바꿀 수 없지만 미래에 언제 (에너지를) 살 것인지 생각하고 스케줄에 맞춰서 이제 논의를 좀 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시너지가 나오고, 공동 구매의 장점을 더 찾아야 한다"며 "민간 기업은 각각의 사업 영역을 어떻게 하든지 같이 가자고 이야기하는데 정부 차원에선 어떻게 하고 있는지 파악한 바는 없다"고 했다.

최 회장은 또 "유럽연합(EU)의 솅겐 조약처럼 여권 없는 왕래를 통해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이 외부의 관광객은 많이 받아들이고 있지만 양국을 동시에 가는 공동 (관광) 프로그램이 없다"며 "(양국 관광을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같이 만들면 우리한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같은 곳에서 양국에서 관광 사업을 하시는 분들을 좀 모아서 공동 프로그램을 한번 연구해 보시는 것이 어떻겠냐는 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올해 초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 회복을 위해 '한일 경제연대'를 제안한 바 있다. 한일 양국이 유럽연합(EU)과 같은 형태의 경제연대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최근 일본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최 회장은 "양국이 협력의 방향에 인식을 같이하며 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며 "이 같은 협력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기업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실을 보려면 경제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EU 역사를 보면 (구체적인 연대 일정 등을) 완전히 정해놓고 가지는 않았다"며 "언제까지 어떻게 돼야 하는지는 스케줄을 누가 정할 수는 없고 조금 더 (논의가) 갔을 때 '이 정도면 통합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전진을 해야(하고) 양국 국민들이 봤을 때도 '통합하는 것이 내 삶에도 더 좋겠다'고 생각하는 상황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일본에서 한일 경제연대에 대해 반대하거나 시기상조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최근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의 면담 내용에 대해선 "손 회장과는 매번 만난다"며 "저희끼리 만나는 상황은 언제든지 있는 것이고 안 되면 전화라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일본과의 협력에 있어서 느끼는 고충을 묻는 말에는 "일본은 많은 사람들이 다 그 의견에 동의를 해줘야만 일이 진행되는 것이 있다"며 "누가 좀 먼저 나서서 끌고 가(야 하)는 상황이 조금 힘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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